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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창작시

상(賞)

상(賞)

 

같은 일을 하는 사람들끼리 경쟁을 치러

잘하는 사람이 받는 건

두고두고 남들에게 본이 될 만한 해

귀감을 보이려 칭찬하며 주던 것.

어느샌가 퇴색되어, 점수를 따는 수단으로

너무 많아지고 흔해져

경쟁 없이 순위가 정해지고 만다면

가치가 없어지고 덧없는 일.

그럴싸하게 보이려 포장하는 도구로

찾아 나서지만 부끄러워하지 않는 사람.

더구나 상품으로 점포 안에 넣어 놓고

골라 흥정해서 살 수 있게 된다면

상을 수집하는데 자나지 않는

장식장에 진열품이 되어버릴 것.

상을 받지 않은 사람들이 더 귀해 보이는

이상한 세상이 생겨 혼란을 펼쳐

기준이 흔들리는 것은 아닌지,

검증되지 않은 상에 휩쓸려

검증 받은 상이 떠내려가는 것은 아닌지

상을 받기가 쑥스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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