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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이란

문학이란 - 14

문학이란-14

 

 어느 출근길 88대로 진입로에서 흐린 날 노랗게 핀 개나리꽃을 바라보았다. 밝게 비쳐주는 별처럼 눈에 다가왔다. 어려울 때마다 바라다보며 하소연하던 대상이었다. 그러나 이제 바라다볼 여유마저 잃어버려 잊고 살았다.

 대신 어려움을 견디고 일어선 인기연예인들이나 우상들을 떠올릴 뿐이었다. 별의 존재를 떠올리지 못한다. 안타까운 별을 노래하고 싶다. 그는 사람들 앞에 자신의 존재를 알리고 싶어 내려와 앉았다. 누구든 바라다보는 봄꽃을 골랐으나 잘못이었다. 별인 줄로 알아보기도 전에 떨어져버렸으니 그냥 꽃으로 질 수밖에 없었다.

 

외롭거나 가슴이 아픈 이가

애절하게 매달리면

따뜻한 눈빛으로

위로해주던 별들을

 

하는 일에 인기가 많아

자신이 누구란 걸 세상에 알리고

빛을 내며 사는 스타를

바라보고 사느라 잊었다

 

간 밤 은하수에서 내려와

동작대교 밑 88대로 진입로

개나리 가지에 앉아

 

꿈을 일깨우려 찾아왔건만

별로 알아보기도 전에

땅에 떨어져 꽃이 되었다

- 졸시「별」전문

 

 별은 우리의 친근한 벗이었다. 그런 그를 모르는 사이에 그 역할을 대신하는 존재가 가로 막고 있었다. 대기오염으로 뿌옇게 흐려진 하늘 위에 그가 보이지 않았다는 것 보다는, 가까이에서 환호를 보내고 입장을 바꾸어 대리만족하는 즐거움을 주었다.

 이름도 스타(별)여서 그를 잊기에 충분하였다. 잊혀 존재마저 사라져가는 별을 상기시켜 상업적으로 때 묻은 스타 보다는 아직도 순수한 별을 바라다보고 싶은 심경이 담겨 있다. 그래서 시도한 것이 세상에 내려와 자신을 드러내 보이고 싶었다.

 그러나 봄꽃 중에 오래 피어있다는 개나리도 별 인줄 알아보기도 전에 떨어져 버리고 만다. 당당하게 별로 앉아 우리를 바라다보았지만 그 위세는 떨어지면서 꽃으로 돌아온다. 자연을 잊고 사는 우리들은 우리가 만든 인조별을 인기에 따라 바꾸어가며 오늘도 허상에 취하여 살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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