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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이란

문학이란 - 16

문학이란 - 16


 해마다 2학년이면 다녀오던 수련회를 금년부터는 3개 학년이 함께 3년에 한 번 가기로 했다. 좋은 야외공간을 다녀와서도 아무런 이야기를 시로 남기지 못한 것이 끝내 아쉬워 이번에는 무언가 남기기로 했다. 아니 수련회가 무엇을 하는 일인지라도 표현하고 싶었다.

 그러나 쉽지 않았다. 야영장에서 직접 선생님들이 나서서 지도했던 당시와는 차이가 많고 이제는 의뢰하는 체제로 바뀌고 보니 더욱 어렵게 되었다. 야영자의 분위기를 옮겨 놓은 듯한 내용을 담아두고자 하는 것이다. 학생아이들이 무엇을 하고 선생님들은 어떻게 대치하는지를 알고자한다. 


낮에 잠을 자고

불침번 서있는 외등도 아닌데

산 속에 야영 나온 아이들

잠자지 않고 적막을 깨고 있다


집이나 학교에서 나누지 못했던

이야기나 게임을 하는 걸까

자유롭지 못했던 음식과 음료를

먹거나 마시는 걸까

이름 모를 산새 덩달아 운다


텐트마다 샅샅이 뒤져

점호를 취하면서

잠재우려는 선생님들과

제 생각에 갇혀 멋대로

내버려두기를 바라는 아이들

승부를 모르는 야영장만 졸고 있다.

  - 졸시「야영장(野營場) 야경(夜景)」전문


 대상 야영장은 가평에 있는 서울시학생교육원 제 3야영장이다. 주의 사항을 철저히 주고 혹시나 모를까싶어 소지품검사까지 모두 마치고 잠을 재우려하나 듣지를 않는다. 나로부터 가깝게 위치한 야영장에서 그치지 않는 소리가 들려온다.

 개인주의가 팽배해진 요즘 아이들의 사고방식을 이해하지 않고는 교육의 존재가 없어진다. 예전과 다른 세상처럼 변화되어있는 것이다. 이제 학생은 내 자식처럼이 아닌 남의 자식처럼 가르치라는 것이다. 최선을 다하되 매를 들 필요가 없다.

 아이들이 떠드니 산새도 덩달아 운다. 학생아이들과 선생님들이 팽팽하게 줄다리기라도 하는 듯 현장의 표정을 보여주고 싶다. 승부를 모르는 야영장만 마음 편하게 관심 없이 바라 보다 졸뿐이다.       

 문학은 사진이나 말로 전하는 무엇보다도 더욱 강하게 담아 독자들에게 전달하고 감정을 넣어 보이지 않는 비판을 보여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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