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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이란

문학이란 - 9

문학이란 - 9


 사람들은 봄에는 만물이 소생하고 가을이면 수확을 거두는 계절로 산다. 꽃나무로 사는 한 해도 다를 바 없이 시간을 보낸다. 봄소식을 알리려 서둘러 꽃을 피우고 그 꽃들이 마음에 들지 않아 후회하며 다른 나무들이 꽃을 피우기 위해 정성을 다하는 모습이 부럽다.

 꽃이 없는 빈 가지와 빈 이파리를 바람에 흔들면서 보내는 여름, 가을이 무색하기 짝이 없다. 속이 까맣게 타다 겉을 빨갛게 물들인다. 미국 소설가 호손의 단편소설「큰 바위 얼굴」에서 주인공이 꿈으로 그리는 인물을 만나려고 기다리면서 살아오다가 마침내 자신이 그 인물이 되었다는 것처럼 꽃 대신 이파리로 피우는 꽃이 아닌지 모른다. 


매화꽃이나 산수유 피는 걸 보고

덩달아 뛰어나가

봄소식 전하려 서성이다 

너무나 일러 이파리도 없이 떨었다.

엉겹결에 서둘러 피워놓고

정성을 들이지 못해

못마땅한 꽃송이 떨어뜨리고 나서  

가지와 이파리만 흔들었다.

꽃 피우려 남들이 애쓰는 동안

바라보기 멋 적어 뒷걸음질만 치다

목이 말라 잎이 빨갛게 타버렸다.

꽃보다 더 고운 이파리

나무를 멀리서 바라만보아도

꽃밭 마냥 활짝 피었다.

봄에 핀 꽃도 아름다웠건만

해마다 아쉬워 발을 구르다가 

  - 졸시「이파리 꽃」전문


 자신이 이룬 꿈에 대하여 동물이나 식물들은 만족할 수 없는 가 보다. 남들과 같은 시기에 모든 것이 균등하게 이루어지는 환경이라면 경쟁을 찾아볼 수 없겠지만 천차만별한 일상에서의 생각들은 자신의 부족함이나 뒤처짐에 대하여 채우거나 따라가려 한다. 똑바로 따라가다 상대보다 앞서기도 하지만 다른 방향으로 나가 오히려 더 나은 창작을 이루기도 한다. 

 어떤 상황에서도 실망은 금물이다. 나쁜 조건에 처해 있다 하더라도 그 상황에서 보이는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좋은 조건에서의 기억을 모두 지운 채로 다시 시작하는 것이다. 마음에 두고 있는 생각은 망설이지 말고 바로 실천에 옮기지 않으면 안 된다. 벚꽃이 이파리도 없이 서둘러 꽃 피우고 나서 후회해보지만 한 번들인 습관은 고치기 어려운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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