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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이란

문학이란 - 6

문학이란 - 6

 

 문학은 우연한 경우에 우리에게 다가온다. 마음 한 모퉁이에 올라타고 다니던 것이 어느 순간 좋아서 내려앉곤 한다. 새봄맞이 행사에 참여했다가 놀라 담고 있던 것들이 다시 찾아갔을 때 몽땅 쏟아놓게 되었다. 김정헌 시인이 바로 그 주인공이 되어 주었다. 마음에서 여러겹 싸여있는 겁질을 벗긴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나 서로 마음 먹기에 따라 쉬울 수도 있다. 오전 일찍 부터 오후 늦게 돌아올 때 까지 나눈 이애기들 속에는 마음을 열어주는 약이 들어 있었나보다. 통하는 사이가 될 정도로 홀가분하게 벽을 허물고있었다. 이름다운 사람이 나를 알아주고 나는 그를 알려고 애를 쓰는 가운데 얻은 결실이다. 그는 시 속에 살고 있었다. 그리고 시심을 찾아내어 어디라도 간직해놓고 사는 사람이다.  

 

추운 밖 군불까에, 거실에, 옆 노래방에

위층 거실까지 한 집 안에서

서른이 넘는 손님을 치르느라

눈 코 뜰 새 없던 주인내외에게

미안했던 그날의 기억들이,

다시 찾은 그 자리에

흔적조차 간데없어도

하나 같이 그대로 어디에 숨었다가 나왔는지,

모습이 눈앞에 아른거리더니

소리가 귓가에 몰려온다.

어울렸던 나마저 떠올려 마주하는

순간마다 계면쩍었다.

 - 졸시 <홍천 일기 1> 전문


넝쿨에서 바로 딴 노란 참외를

찬물로 씻어 내미는

싱싱하고 달콤한 인정에

어릴 적 외가 원두막을 지키던

추억을 추스르고


폭우에 웃자라 넘어진 풀꽃을 일으켜 세우며,

오뚝이 마냥 일궈낸 삶의 결실을 나누고자

만나고 싶은 시심을 찾는다.


주고받는 막걸리 잔에

푹 익힌 실한 암탉을 안주로 장단 맞추니

서로 마음을 보여 가까워지고

떨어지기 아쉬워 부르는「놀러오라」노래를 한다.

 - 졸시 <홍천 일기 2> 전문

 

 졸시 <홍천 일기 1>은 새봄맞이 행사를 다녀온 필자로써 그곳을 다시 찾은 소감이다. 미안하게 생각된 것은 많은 사람들이 때문이 아니라 바로 화자 자신이었음을 밝히는 것이다. 보이지 않아도 겪은 일들은 모두가 눈 앞에서 처럼 생생하게 기억할 수 있다는 것은 상상력을 지닌 감각이살아있다고 할 수 있다.

 졸시 <홍천 일기 2>은 하루를 보낸 흔적이다. 서로가 가까워질 수 있었던 과정이다. <친 동기간이라도 그렇게 반갑게 맞아줄 수 있었을까? 오히려 남들이 찾아주는 것을 즐기는 사람이 아니었을까?> 할 정도로 내 마음은 편했고 잘 왔다는 생각을 하였다. 부럽고 고마운 하루를 일기 쓰듯 남기고 싳은 글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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