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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이란

문학이란 - 7

문학이란 -  7


 문학이란 우연하지 않은 가운데 태어난다. 여러 개의 악기가 어우러져 하모니를 엮어 내는 음악회에서 함께하고 있는 순간마저 쉬지 않고 의욕을 버리지 못한다. 그저 단순히 아름다운 소리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소리라는 무형의 소재를 형체의 물체로 상상하고 공간에 채워놓은 모습으로 그리다가 허물어져 섞여 새로운 소리로 태어나는 것이다. 소리에 매어놓은 손짓에 따라 모아지는 것이다.  


조명등이 밝은 천정 위에서부터

폭이 좁고 결이 얇은 소리 한 겹 두 겹

해금에서 나와 달라붙고,

낮은 바닥 아래에서부터

폭이 넓고 결이 두꺼운 소리

첼로에서 나와 쌓여 높아지면서,

음악회 무대 위에는

많은 소리들이 모아지고 있었다.

건반을 두드리는 연주자의 손으로

잡아당기는 소리에 매달은 줄은

자리 잡고 앉으려는 소리들을

잡아당기거나 놓아버리는 바람에

허물어져서 나동그라지고

관객석으로 굴러 떨어져버려

서로를 구분할 수 없도록 뒤섞어져

색다른 소리로 입을 맞추고 있었다.

  - 윤제철의 졸시「음악회에서」전문


 앞을 내다볼 수 없는 것이 사람들의 일상이다. 예고 없이 불려간 음악회에서 찾아온 시상을 그냥 버릴 수 없었다.「사랑을 말하다」라는 곡명으로 피아노와 해금, 그리고 첼로의 합주였다. 피아노의 반주에 맞추어 음 높이나 폭의 차이가 많은 두 악기가 어우러지는 순간, 필자는 음의 두께와 부피를 느꼈다. 그리고 균형을 잃고 허물어지다 나동그라지는 소리들이 새로운 소리로 모아지고 있는 것이다.

 눈에 보이는 대로가 아니고 마음으로 느끼는 대로의 표현이다. 독자가 읽고 느낄 수 있는 시어를 찾아내야만 한다. 화자 자신만의 것이어서는 안 된다. 공감을 얻는 것은 상품으로써의 존재를 알리는 기본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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