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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이란

문학이란 - 4

 

문학이란 - 4


 일상에 벌어지고 있는 많은 일들 중에 쥐구멍에 햇살이 드는 순간처럼 찾아오는 기쁨을 만날 수 있다. 어려움을 겪고 나서야 비로소 얻게 되는 기쁨은 반드시 견뎌내기 어려운 절망과 비교 되어야 더 큰 기쁨을 느낄 수 있다. 선함을 이야기 할 때 악함을 등장시켜 드러날 수 있도록 표현했던 것과 같다. 아름다운 사물이나 사람들만 모여 있으면 아름다운 것을 구분할 수가 없지만 추한 것이 함께 비교가 되어야 아름다움이 들어날 수 있는 것이다.  

 어려운 여건으로 시행할 수 없는 행사를 모두의 염원으로 참고 기다렸다가 좋은 여건으로 기적과 같이 바뀌어 원활하게 마칠 수 있었던 기억을 잊지 못한다. 그런 기적은 아무에게나 오는 것이 아니라 열정을 가진 사람들에게만 찾아오는 것이다. 문학은 그 기쁨을 순간으로 흘리려 하지 않고 오래도록 유지하기를 원한다.


지붕 없는 장미원은 비가 쏟아져 내려

시낭송회를 이곳에서 못할까봐

상한 마음을 태우며 그치기를 외웠다.

무모하다고 생각할 만큼 시간이 지나

고개를 들어 위로 바라보니

바램이 그 곳에 닿았을까,

가렸던 구름이 엷어지고

바람에 밀려 파란 하늘이 열렸다.

비를 맞고 수그렸던 장미들은

구겨진 마음에 웃음을 찾은

시인들의 얼굴에 활짝 피었다.

시낭송은 대공원 곳곳에 숨 쉬고 있는

많은 생명들에게 찾아다니며 속삭이듯

희망과 사랑을 나누었다.

  - 졸시「기적(奇蹟)」전문


 비가 억수같이 쏟아져 도저히 준비한 시낭송회는 시행할 수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가 그치면 하겠다는 의지로 버티던 상황이었다. 모였던 시인들은 우산을 받고 기다렸다. 이 이야기 저이야기를 하다가 하늘을 바라다보며 그치기를 바랬다.

 모두의 그 생각들이 하늘을 감동시켰는지 기적이 일어났다. 비의 양이 줄더니 검은 구름이 엷어지면서 바람이 일며 이동하기 시작했다. 모두는 젖은 자리를 닦으며 대열을 정비했고 급기야 행사가 시작될 수 있었다. 그 순간의 기쁨을 말로 표현할 수가 없었다. 기적은 꼭 이루고자하는 열정에 따라오는 선물인가 보다. 그 후 모든 일에 절망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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