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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이란

문학이란 - 2

문학이란 - 2

 

문학은 솔직한 표현이어야 한다. 한 행이라도, 아니 한 문단이라도 거짓을 이야기하지 말아야 한다. 그래야 가슴 속에 담고 있었던 기쁜 일이나 슬픈 일을 끄집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기쁜 일을 오래도록 유지하기 위해서라면 슬픈 일은 빨리 잊기 위해서라고 말 할 수 있는 것이다.

기쁜 일은 순간에 일어나 기쁨을 느낄 뿐 오래 가지 않는다. 어떤 기쁨이었는지를 표현을 통해 남겨두기 위함이다. 그러나 슬픈 일은 잊으려고 애를 쓸수록 더 생각이 나서 고통스러움을 빨리 잊고 싶어 한다. 아니면 누구에겐가 털어놓고 이야기함으로서 답답한 속이 시원해지는 것과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이다.

 

바로 들어오실 줄 알고 비워둔 방에는

문을 열어 환기를 바라는 기다림으로 가득 차 있다.

없어서는 안 되는 소중한 존재로 사랑받던

가구에 담긴 널브러진 옷가지와

냉장고에 꺼부러진 음식물은

궁금해 뒤늦게 찾아온 주인의 자식들을 원망하고,

나무로 만든 식탁이나 의자는

지친 앙금으로 피어난 곰팡이가 얼굴을 내민다.

걸음마저 걷지 못하고 누워 지내시는 몸으로

거동은 조금 하시지만 가사를 못 챙기시는 몸으로

퇴원을 자꾸 원하시지만 집에서 못 모시는 형편 때문에

요양병원에 계신 노부부의 모습을 떠올린다.

사람 없는 빈집은 제 구실을 잃어버리고

더위를 피해 며칠 지내려고 찾아온 시골집이건만

빙부모님이 다시는 찾아오시지 못하고 말런지

어둡게 깔리는 한숨으로 잠을 못 이루고 있다

- 졸시「빈집」전문

 

건강이 악화된 빙부모님을 요양병원에 모시기 위해 집을 줄여 가구를 보관하던 빈집에 들려 보고 느낀 점을 표현한 것이다. 잠시 입원하셨다가 퇴원하셔 정상적인 생활을 하실 줄 알았던 터인데 이미 3년을 치닫고 있다. 거동을 못하게 되실 줄이야 생각도 하지 못하였다.

며칠 쉬었다가 오려고 들렸는데 비가 오는 여름은 관리가 안 된 집이 곰팡이가 슬어 냄새가 나고 애지중지하던 물건들은 모두 천덕꾸러기가 되어 널브러져있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건강하시던 장인어른은 장모님을 간병하시다 삐끗하신 것이 원인이 되어 지금은 더 악화되어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사람이 산다는 게 앞일을 알 수가 없어 내 자신처럼 여겨져 가슴이 아프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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