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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이란

문학이란 - 3

문학이란 - 3


 문학은 항상 눈앞에 벌어지는 사건이나 보이는 사물을 대상으로 하지만 즐거운 일 보다는 슬픈 일에 감각의 눈이 뜨인다. 소위 말하는 아픔을 노래한다는 것이다. 보편적으로 남들이 경험했던 일이나 했을 법한 일보다는 남들이나 자신이 처음 발견하는 느낌이 올 때 많은 이야기 꺼리가 실타래 풀어지듯 이어지면 시가 되겠다는 생각을 가지는 것이 시상이다.

 그 내용을 있는 그대로 표현되면 어렵지 않게 시의 형상화나 이미지화에 이르는데 어려움이 없으나 그러한 느낌이 없이 주어진 주제나 억지로 맞추려면 어색하고 써지지 않는 곤란을 겪을 뿐만 아니라 시로써 성공하기 어려운 것이다.

 남들이 이미 표현한 것은 사용하지 말아야 하며 보는 각도나 방향이 같아서도 안 된다.새롭게 써서 세상을 놀래야 비로소 창작일 수 있다. 그야말로 이 세상에 처음 태어나는 작품이다. 시집 안에 창작시가 하나도 없다는 말은 이미 남들이 사용한 표현방식대로 쓴 시를 일컫는 말이다. 


마음 편하면 아무 생각도 없다가

내가 감당 못할 어려운 일이 생기면 떠오르는

기댈 수 있는 언덕이 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한결같은 모습으로

가슴 속에서 떠나지 않으시고

잘못된 길로 들어설까봐 마음 졸이신 아버지.

예나 지금이나 어린 아이처럼

멀리 떨어져 자식 낳고 살아도 늘 걱정을 놓지 않으셨다.

언제나 크고 강하셨기에 올려만 보았던 그 자리가

어머니 세상 뜨시고 혼자 집에서

마음 둘 곳을 잃으셨는지 지탱하지 못하신 삶의 무게,

절에서 49제를 지내고 집으로 돌아와

모든 자식이 다모여 가득 차 있다가 하나 둘 돌아가고

맨 나중에 남아계셔야 하는

너무 작고 어설퍼 보이시는 아버지.

이제는 마음 놓이지 않아 자주 들여다보며

어려운 일이 생기면 돌봐드려야 할 시간

기대실 수 있는 언덕이 되어야겠다.

  - 졸시「아버지」전문


 이제는 예전의 이미지를 그대로 지키지 못하는 이름이 아버지라는 말이다. 그래도 기성세대는 살아계신 아버지는 정신의 지주가 되고 있다. 대가족제도에서 소가족제도로 넘어오면서, 어버지의 경제권이 어머니한테로 넘어오면서 가정에서나 사회적으로 약해지면서 급기야 무너져버린 위상이 되찾는다는 것이 불가능하게 되었다.

 그러나 필자 또한 기성세대로서 크고 강하셨던 아버지의 모습이 어머니께서 돌아가신 후에 의지할 데를 다시 찾는 상황에 이르셨다. 49제를 마치고 제집으로 돌아가는 자식들 중에 맞이라고 늦게 나오면서 서울로 올라오는 필자의 눈에 보이는 아버지를 그려보며 그동안 필자가 의지했던 아버지께 언덕이 되어 드리겠다고 다짐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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