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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창작시

팬션의 아침

팬션의 아침

 

윤제철

 

비가 내린다. 세상의 모든 것을 두드리며

살아 있는 것들의 발을 묶는다.

이유 없이 화를 내고 숲속의 새벽을 삼킨다.

굴뚝에 피어나던 연기마저

고개를 못 내밀고 어쩔 줄 모른다.

하려던 일정들이 일어나려다

주저앉은 눈으로 빗발을 바라본다.

어제 밤부터 까만 구름으로 에워싼

하늘호숫가 헤던 별을 조이더니

이제는 난리를 치고 있다.

테라스에 둘러 앉아 고기를 구워 먹던 기억이나

술 먹은 음성으로 읽어 내리던

시 구절이 사라진 공간에

비 그치기를 바라는 기도만 쌓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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