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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창작시

기적(奇蹟)

기적(奇蹟)

 

윤제철

 

지붕 없는 장미원은 비가 쏟아져 내려

시낭송회를 이곳에서 못할까봐

상한 마음을 태우며 그치기를 외웠다.

무모하다고 생각할 만큼 시간이 지나

고개를 들어 위로 바라보니

바램이 그 곳에 닿았을까,

가렸던 구름이 엷어지고

바람에 밀려 파란 하늘이 열렸다.

비를 맞고 수그렸던 장미들은

구겨진 마음에 웃음을 찾은

시인들의 얼굴에 활짝 피었다.

시낭송은 대공원 곳곳에 숨 쉬고 있는

많은 생명들에게 찾아다니며 속삭이듯

희망과 사랑을 나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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