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모도 아침
윤제철
새벽 찬 공기를 짊어지고 해변으로 나왔다.
바닷물은 어디로 놀러나갔는지
갯벌은 속살을 드러낸 채 놀라서 몸을 움츠렸고,
이름 모를 바위들은 나이테처럼 띠를 두른 채
지난 세월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같은 직장에서 여러 해 지내왔더라도
생각하는 길이 서로 다른 사람들이
마음의 다리를 놓고 건너다니다가
이곳 까지 달려와 호흡을 함께할 수 있는
인연의 끈을 문학은 이어주었다.
남들 보다 표현욕구의 영역을 하나 더 갖고
살아보자 노력하는 동아리 회원들에게
곱게 깔린 모래알들이 들려주는
따뜻한 격려가 석모도 아침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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