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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창작시

갈매기에게 새우깡을 주며

갈매기에게 새우깡을 주며


윤제철


석모도로 건너가는 배에서

승객이 손에 들고 있거나 던져주는

새우깡을 먹으려고 있는 힘을 다하여

날개를 펼치는 갈매기 떼

겨울 바다에 온기를 뿜으며 무섭게 덤벼들었다.

물고기 잡는 걸 포기했는지

새우깡을 먹고 사는데 모든 걸 걸고 있다.

던져진 새우깡은 어떤 갈매기에게든지

수면 아래로 떨어지기 전에 나꿔 채이고 만다.

새우깡을 놀이로 치열한 경쟁을 만들지만

남을 밟고 올라서야만 살아남는

사람들 움츠려진 가슴을 펴주었다.

먹이사슬로 줄서있는 질서 안에서

서로 바뀌어 울고 웃는 순간 마다

아픈 양심의 고리를 끊고 싶다. 

낮은 자리에서 먹혀야만 하는

작고 나약한 미물에게까지 미안해야 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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