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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창작시

내가 주인인 세상

내가 주인인 세상


윤 제 철



어두운 길을 부모 손을 잡고

어린 나를 밝혀주는 작은 불빛을 따라

넘어지지 않고 뒤처지지 않으려고 힘쓰던 그날부터,

내가 잘하는 일이나 내가 좋아하는 일을 알지 못하고

남이 시키는 대로 빈틈없이 잘해주거나

남이 원하는 게 무언지 알아차리기에 몰두한 것이

잘 사는 모습으로 비춰졌지만,

늦게라도 내 생활의 주인이 내가 아니었음을 안 것은

비가 온 뒤에 구름 걷히듯 다행스러운 일이었다.

내가 아이들을 교육이라는 울타리 안에 불러놓고

내 좁은 시야의 사고방식으로 가르친다고

그들의 생각과 의지에 맞서서 고집스럽게 버텼던

지난날이 부끄럽고 안타깝더라도,

이제는 내가 하고 싶은 걸 하고 사는 즐거움을 찾아

목표를 세워 살아가는 길을 열어주고

오랫동안 꿈을 그리면서 가까이 닮아가기 위하여

자신을 마음대로 요리할 수 있는

보다 넓은 세상의 여행을 다시 떠나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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