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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창작시

난타(亂打)

난타(亂打)


윤 제 철


내놓고 보여줄 악기도 없이

사물놀이 리듬을 다루지만

빨래를 두들기는 것도 아니고

칼도마에 채소를 썰거나 고기를 다지지 않는데,

뮤지컬 보다 더 빠져드는 마력의 손짓은

좌석에 앉은 관객들 마음을 불러내고 있다. 

머리카락을 풀고 마구 흔들어

흥이 난 몸짓을 땀나는 줄 모르고

말 대신 혼을 꺼내어 까발리는 공연이다.

소수의 연주자들이 수많은 사람들을

휘어잡고 무슨 말을 하는지

막힌 귀를 뚫어주고 닫힌 마음을 열어주고,

진정 관람자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아픈 속을 뒤져 살펴본 듯

속속들이 상처를 어루만져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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