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돌이
윤 제 철
사리가 모셔진 탑 주위를
돌고 돌아 소원을 빌다보면
실타래 실이 다 감겨지듯
누구의 힘을 빌리기보다
원하는 일 거의 다 이룰 만큼
힘을 얻어 찾아내는 각오는,
중요한 일 앞두고 걱정스러워
나약하고 앞을 내다볼 능력 하나 없이
누구에겐가 손을 잡아주길 바라며
내밀었던 간절한 손짓,
한 가지 일 해결하면
앞을 가로막는 또 다른 일
자신 있게 이뤄지는 일 없이
망설이다가 반복해서
벗어나지 못하는 고리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