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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해설

박숙자 시집「봄 한 바구니 사들고」서평

박숙자 시집「봄 한 바구니 사들고」서평

 

                                                                           시인의 사랑과 향수(鄕愁)

 

                                                                                                                                                        윤제철(시인, 문학평론가)

 

1.들어가는 글

 

세상에 모든 사람들은 자신의 생각을 말이나 글자로 표현하며 느낌이나 감정을 나름대로 사물이나 사건에 비유하여 묘사하는 능력을 지니고 있다. 처음부터 잘 쓸 수는 없어도 습작과정을 거치면서 매체로 활용되는 대상을 관찰하다보면 예민해지는 감각은 상상력을 동원하여 사물의 입에 귀를 기울여 대화를 주고받으면서 내가 하고자하는 말을 매체가 독자들에게 대신 이야기하도록 시키는 능력을 지니게 된다.

박숙자 시인은 한 달에 한 번은 무슨 일이 있어도 산행을 즐기는 일정을 갖고 있다. 자연과 함께 하면서 남들이 흔히 볼 수 없는 것들을 통하여 내면의식의 세계를 독자들에게 공감대를 높여 감동을 주는 표현 전략을 가지고 있다.

언제 어디서나 밝고 다정다감하며 바지런한 행실로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만들어 주는 박숙자 시인이 시집을 내겠다고 보내온 원고를 받는 것은 무척이나 반가운 일이었다. 한 편 한 편 마다 시 안에는 시를 쓴 시인의 정서가 고스란히 담겨있고 오래된 습작기간을 함께 했던 기억 속에 살아있는 흔적들이 다가왔기 때문이다.

누구 보다 박 시인의 시를 먼저 읽으면서 시의 세계를 여행할 수 있었던 것과 독자들에게 이해를 돕는 글을 쓰게 된 것은 행운이었다. 몇 편의 시를 만나 서평을 통하여 그 안에 퍼져있는 향기를 맡고자 한다.

 

2.시인의 사랑과 향수(鄕愁)

 

①시인의 사랑

 

「가로등」은 친절한 아저씨나 이웃으로 만났고엄마의 침묵」은 우리의 미래를 암시하는 거울로 비쳐주었다. 또한「하얀 나비 한 쌍」은 고달픈 삶의 여정, 제약된 궤도를 벗어나 자유로운 영혼이 되어 날기를 갈망하고「산은 나의 친구」는 많은 것을 주고 위로하며 스스로 깨닫게 배려해주는 속 넓은 어른으로 다가온다.빗방울」은 정서적 반응을 유발하는 자극과 반응을 반복하면서 그리움은 감상(感傷)에 빠진다. 이렇듯 누구 하나 그냥 스쳐지나 치지 않고 다독이는 사랑이 배어 있다.

 

텅 빈 거리라도

외로이 홀로 서서

눈부시게 불꽃을 피워

어둠을 밝히는 너

 

바람은

외로워하지 말라고

눈물을 닦아주려 하지만

 

아니야 나는 사랑의 길을

환하게 인도하니

행복해 답하는 너의 침묵

 

자기 길에 대가 없이

묵묵히 최선을 다하는 삶

배우고 싶다

-가로등전문

 

밤거리에 남들이 자는 동안에도 외로이 밝히고 서있는 가로등이 애처롭다. 지나가는 바람이 안쓰러워 위로하지만 사랑의 길을 인도하는 것을 행복해한다. 작은 일을 하고도 생색을 내는 사람들에 비하면 묵묵히 자신의 일에 사명감을 다하는 그가 좋다.

제 각각 다른 일을 맡아 사는 세상에서 자신의 일에 모두가 만족하지는 않았다. 원하지 않아도 어쩔 수 없이 생계를 위해 선택한 고육지책이다 보니 즐겁게 일하는 자체가 부럽게 여겨질 수밖에 없다. 더구나 모두가 쉬는 밤에 불침번을 선다는 건 성가신 일이기 때문이다.

화자는 대낮처럼 밝게 밝혀주는 가로등이 어떤 대가도 지불하지 않고도 도움을 주는 선행에 대한 칭찬을 하고 있다. 우리에겐 익숙한 과학문명의 이기를 누리는 일이지만 고마움을 주는 가로등은 일상에서 만났던 친절한 아저씨나 이웃으로 비유되어 다가온다.

 

파아란 하늘과

짙푸른 바다만큼

자식에 대한 높고도 깊은

엄마의 사랑

 

가난했던 절망의 시절

모진 고생 견뎌

자식과 가정을 지켰으니

그 희생 위대하다

 

이빨 빠진 호랑이 쓸모없듯이

억척스러웠던 강인한 엄마는 어디로 갔을까

요양병원 침대 위에

삶을 유지하시는 가엾은 엄마

 

엄마! 엄마! 불러보지만

서러운 세월 다 잊고파

엄만 빙그레 웃으시며 눈물만 흘리신다

치매와 함께 어린애가 되었나보다

 

엄마의 애달픈 삶

긴 침묵의 시간은

내 마음속을 후벼 파며

온 몸에 피멍이 든다

-엄마의 침묵전문

 

엄마의 자식에 대한 사랑은 높이나 깊이를 잴 수 없다. 어떤 상황에서라도 자식과 가정을 지키려 모든 것을 바쳤다. 그러던 엄마도 오래된 기계가 되어 고장이 나 망가졌다. 온데간데없이 어린아이처럼 침묵의 시간은 마음속을 후벼 파며 잠식해왔다.

하고 많은 난관을 이겨낼 때마다 버팀목이 되어주셨던 사랑을 보답하지 못하고 속수무책으로 요양병원에 모시고 바라만 보는 쓰라린 심정을 어찌하랴. 차라리 대신이라도 아플 수는 없으려나. 말 안 듣고 속썩여드리던 어린 시절이 밀물되어 몰려온다.

엄마 핼쑥한 얼굴 굴곡진 주름에 지나간 삶의 흔적이 고스란히 자리 잡고 얼마 안남은 미래를 암시하는 거울로 비쳐주었다. 하고 싶은 말씀이 많을지라도 입에 담지 못하는 엄마의 현실을 안타까워하고 있다.

 

나만의 정원에

마음을 다독거리며

하얀 나비 한 쌍 나풀나풀

주위를 맴돈다

 

백조의 호수 발레처럼

곱고 고운 날갯짓

부드럽게 때론 힘차게 솟아오르며

환상적인 몸짓이 곡선을 긋는다

 

끝없이 고달픈 삶의 여정

시간은 유유히 흐르고

나도 함께 흘러가고 있다

흰나비처럼 자유로운 영혼으로 날고프다

-「하얀 나비 한 쌍」전문

 

나풀나풀 하얀 나비 한 쌍은 곱고 부드러운 날갯짓, 발레처럼 환상적인 몸짓, 일상을 가로지르는 긴 곡선을 긋는다. 바람이 조금만 세계 불어도 날아갈 것 같은 가냘픈 몸으로 허공에 떠있는 것만으로도 놀라운 하얀 나비의 유희는 바라다보는 화자의 마음을 움직이는 신비로운 힘을 지녔다. 몸은 움직이지 않아도 동작 하나 하나에 매달려 날아야하는 고달픈 삶의 여정, 제약된 궤도를 벗어나 자유로운 영혼이 되어 날고프다.

하얀 나비는 봄날을 수놓았던 어린 날의 동심을 가득 실은 꿈을 지니지도 않았다. 이미 반환점을 지나 돌아오는 아쉬움을 떨치지 못하고 후회와 반성의 무게를 견뎌야 하는 지친 마라톤 선수의 재도약의 몸부림이다. 마치 화자의 심정을 하얀 나비 한 쌍에 비추는 영상처럼 함축된 언어로 운율에 맞춰 승화시키고픈 한 편의 시가 아닐까 여겨진다.

 

봄은 꽃으로 기쁨주고

여름은 싱그러운 녹색 출렁이고

가을은 정열의 빨강색으로 사랑을 불태우고

겨울은 하얀 꽃으로 깨끗한 세상 선물하니

매년 4계절 예쁜 옷으로 수를 놓는 친구야

 

고달픈 삶 달래며 엄마의 품처럼

살포시 안아 주는 친구야

세상이 다 변한다 해도

항상 그 자리를 지키는

너의 본질을 사랑하며

 

굴곡진 삶을 헤쳐 나갈 수 있게

희망을 주는 고마운 친구야

너처럼 주기만 하는 사랑을

인간도 닮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산은 나의 친구전문

 

산은 움직이지 않는다. 어떤 일이 생겨도 놀라지 않고 언제나 반기는 친구였다. 계절이 바뀌면 바뀌는 대로 다시 찾아오라며 늘 함께 어울려주고 다시 찾아오라는 산이다. 산에게 많은 사랑과 희망을 받고 사는 사람들은 보고 배우면서도 따라하지 못하니 안타깝구나.

산은 말한다. 겨울이 추어도 봄이 오기를 바라고 여름이 더워도 열심히 일한 보람을 열매로 보답하고 선선한 바람 부는 가을이 오는 약속을 믿기에 기대를 하며 달아나는 세월을 따라올 수 있었던 거라고 이따금 귀띔을 해주었다.

우리를 다 품고도 남는 산을 엄마, 친구처럼 느껴지는 것은 당연한 것인지 모른다. 많은 것을 주고 위로하며 스스로 깨닫게 배려해주는 속 넓은 어른이다. 어딴 어려움에 주저앉아도 다 받아들이고 일으켜 세워 준다. 고마움을 말을 한다고 다짐하지만 또 그냥 지나간다.

호수에 잔잔하게

그리는 동그라미

피아노 건반 위를 구르는 음률

 

유리창에 흘러내린 빗방울

허무한 시간처럼 파고드는 그리움

 

고즈넉한 풍경과 함께

방울방울 구르는 눈물

 

볼 위에 떨어지는

뜨거운 액체는

그대 가슴에 스며드는 빗방울

-빗방울 1전문

 

호수 수면에 떨어지는 물방울을 본다. 한 방울 두 방울 셀 수없이 연달아서 떨어지면 동심원을 그리며 파동이 생기면서 마음속에 피아노 건반을 두들기듯 소리가 들린다. 그리고 그들은 무슨 할 이야기들이 그렇게 많은지 무언가를 속삭이듯 계속 비가 되어 내려온다.

유리창을 적시며 흘리는 빗방울은 암만 바라다 봐도 보이지 않는 그리움을 쌓는다. 덧붙여 적셔도 투명한 창밖의 풍경은 울상이 되어 슬픈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흐느끼고 있다. 빗방울은 부서지고 또 부서지고 화자의 가슴은 하염없이 뭉개져 내린다.

감당하기 어려운 감정은 오랫동안 지속하기 힘들어지면서 뜨겁게 그대가슴에 스며들고 정취(情趣)로 볼 위에 떨어진다. 정서적 반응을 유발하는 자극과 반응을 반복하면서 화자의 그리움은 이보다 더 감상(感傷)에 빠질 수는 없을 것이다.

 

시인의 향수(鄕愁)

 

사물이나 추억에 대한 그리움이 향수(鄕愁)다. 아직도 해결하지 못한 아쉬움을 그대로 화자는 잠재울 수 없다.「봄나물」은 무엇이든 해결해주시던 엄마가 백신을 가져 오시려나 식탁 봄나물에서에서 젖 냄새가 난다고 묘사하고「인왕산」은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지 못하고 울먹이던 탄식을 머금은 시어들로 결합시켰다.「두물머리의 아침」은 자연에 핀 하나의 꽃이고 싶은 화자의 부러움이 샘솟고로마 트레비 분수」는 왜 여행을 하는지,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졌고, 여행의 이유를 찾아가며 그 답을 스스로 알아내려 하고 있다.

 

칼바람 이겨낸

노점상 은빛머리 할머니

겨울 찌꺼기 벗어 놓고

꽃샘바람에 떨며

행복에 젖은 봄을

, 냉이 한 움큼씩 팔고 있다

 

봄 한 바구니 사들고

깃털처럼 가벼운

집을 향한 발걸음

식탁에 퍼지는 봄내음

엄마의 젖 냄새가 난다

- 봄나물전문

 

몹시 차고 매운 칼바람은 견디기 어려운 겨울을 상징한다. 그와 전투하여 이겨냈다 생각하고 백전노장의 남루한 은빛머리에다 두터운 겨울갑옷마저 벗고 매복한 꽃샘바람에 떨며 봄에 돋아나는 봄동, 달래, 냉이, 돗 나물을 인정 어리게 듬뿍듬뿍 담아 파노라면, 완연한 봄에 이르기 전에 서둘러 캐내는 행복에 젖은 봄이 진하게 묻어나고 있다.

겨울의 장막이 걷히는 날만 기다렸다. 넓은 들판에 여기저기 널려있는 봄나물들이 봄을 가져와 기다리는 손님을 만나기 위해서였다. 우리는 아직 봄이 오기를 더 기다렸지만 이번 겨울은 왜인지 길기만하다. 코와 입까지 가려야 견뎌내는 추위가 버티고 있다. 무슨 겨울이 2년이 훌쩍 넘었으니 말이다. 보고 싶은 봄은 깜깜 무소식이다. 무엇이든 해결해주시던 엄마가 백신을 가져 오시려나 식탁 봄나물에서에서 젖 냄새가 난다고 은유하고 있다.

 

국화 향기와 함께

숲을 이룬 진녹색 잎

자연의 품은 따뜻하고 아름답다

 

생명력이 강한 소나무

언제나 푸르름을 뽐내며

굳건하게 온 몸을 세운다

어디서 오는 바람일까

반갑지 않는 손님에

나무들과 풀잎들이 파르르 떨고 있다

 

산 아래 마을에선

수많은 인파 인산인해로

바다를 만들며

파도처럼 출렁이고 있다

 

굉음은 천지를 진동하며

인왕산 정상까지 울려 퍼지고

슬픈 역사의 줄기가

가면을 쓰고 중심에 서있다

 

억울함에 타협하지 않는

진실한 눈물 속에

인왕산도 울고 있다

-인왕산전문

 

조선 개국 초기에 서산(西山)이라고 하다가 세종 때부터 인왕산이라 불렀다. 인왕이란 불법을 수호하는 금강신(金剛神)의 이름인데, 조선왕조를 수호하려는 뜻에서 개칭한 산의 이름이다. 어느 날 반갑지 않는 손님들이 산 아래 마을에 인파가 인산인해로 출렁였다. 천지를 진동하며 슬픈 역사의 줄기가 가면을 쓰고 중심에 선 불의에 타협할 수 없었던 인왕산도 침묵 속에 지난날을 되짚어 울고 말았다.

자연의 품」,「생명력이 강한 소나무」,「나무들과 풀잎들」은 나라에 충성하고 부모님께 효도하는 근본정신을 새겨 살아온 순박한 민초로써 사건을 지켜보며 납득하기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지 못하고 울먹이던 탄식을 머금은 시어들로 결합되어 다시는 당하지 않겠다는 자아성찰의 이미지를 곧추세우고 있다.

 

모두는 하루의 시작을

저마다 어우러짐으로 폼나게 가꾸며

진한 향기를 토해낸다

 

구름이 파아란 도화지에

예쁜 그림을 펼치면

햇살은 방긋 웃는다

 

물도 북한강과 남한강이 만나

기지개를 펴며

잔잔한 은빛 물결로 노래를 부른다

 

진초록 들판엔

연분홍 립스틱 바른 연꽃

새파란 우산 쓰고

하얗게 웃으며 유혹한다

 

진흙 땅 속에서 핀 꽃

어찌 저리 고을 수 있을까

인간도 저리 곱다면 얼마나 좋을까

-「두물머리의 아침」전문

 

두 갈래 이상의 물줄기가 한데 모이는 지점을 두물머리라 한다. 하루도 일상들이 저마다 어우러져 진한 향기를 뿜는 것처럼 모아지고 파란 도화지에 구름도 햇살을 웃게 한다. 남한강과 북한강의 강줄기가 만나는 지점이다.

이른 아침에 피어나는 물안개, 옛 영화가 얽힌 나루터, 강으로 늘어진 많은 수양버들 등 강가마을 특유의 아름다운 경관으로 인해 웨딩·영화·광고·드라마 촬영 장소로 자주 이용되고 사진동호인들의 최고 인기 촬영장으로 특히 겨울 설경과 일몰이 아름다운 곳이다.

팔당 댐이 완공되면서 육로가 신설되고, 일대는 그린벨트로 지정되어 나루터로서의 기능을 상실하고, 산책을 하다보면 진흙 땅 속에서 피어올린 새파란 우산을 쓴 연분홍 립스틱 바른 연꽃은 어찌 저리 고울까, 자연에 핀 하나의 꽃이고 싶은 화자의 부러움이 샘솟는다.

 

눈부시게 빛났던 외모

영화 로마의 휴일

오드리 헵번과 그레고리 팩

사랑의 설렘 꿈을 꾸었다

 

기쁨과 환희로 벅찼던 그날

오드리 헵번이 되어

젤라또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트레비 분수 앞

 

그리움과 기다림을

낯선 길 위에 놓고 왔지만

말없는 언약으로

세월이 흘러도 잊을 수 없는 거리

 

로마에 다시 올 수 있기를

동전을 던지며

바라는 전설을 믿었는데.....

 

세월은 강물처럼 흐르고

추억은 가을 향기로

채색되어 간다

-로마 트레비분수전문

 

트레비 분수는 고대 로마시대 전쟁에서 돌아온 병사들에게 물을 준 한 처녀의 전설을 분수로 만들고 분수의 정면 오른쪽 위에 이런 일화를 담은 조각품이 있다. 이곳에 오면 영화로마의 휴일에서 유럽을 순방하던 이국의 젊고 호기심 많은 앤 공주(오드리 헵번)이 되어 딱딱하고 어렵기 만한 공식 일정에서 빠져 나와 자유를 만끽하는 듯 황홀하기만 하였다.

젤라또 아이스크림을 맛보는 것과 전설을 믿고 로마에 다시 올 수 있기를 바라며 동전을 던지는 것 등, 빼놓을 수 없는 추억을 만들었고 이따금 떠올릴 때마다 바라지 않는 가을 향기가 피어나 가슴속에 퍼지고 있다. 화자는 여행이 자신에게 무엇이었기에 그렇게 꾸준히 다녔던 것인지, 인간들은 왜 여행을 하는지,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졌고, 여행의 이유를 찾아가며 그 답을 스스로 알아차렸을 것이다.

 

2.나가는 글

 

시인은 평범한 사람들과 어울려 살면서 자신만이 갖는 느낌과 생각을 지니고 산다. 누구보다도 예민해진 감각을 통하여 삶의 모든 과정에서 만나는 사물과 사건에서 시상을 만나는 일은 가장 반갑고 즐겁게 받아드리며 사는 사람들이다. 그 안에서 하고자하는 말들을 비유를 동원하여 앞선 정신세계를 표출해내는 각고의 노력을 다하여 자신은 물론 독자들의 정서함양에 이바지하고자 하는 것이다.

박숙자 시인의 시를 읽다보면 자연에서 만나 관찰한 사물에 대한 해석과 형상화, 시를 쓰는 동기나 느낌에 따라서 작품 속에 만들어진 주제를 아름다움, 슬픔, 외로움, 고독, 사회성에 두고 있다. 뿐만 아니라 사물에게 하나의 인격을 부여하여 소중하게 대하는 가운데 얻어낼 수 있는 생동감을 기대치 이상으로 끌어올리고 있다.

박숙자 시인은 자연을 사랑하고 있다. 자연을 만날 때는 연인을 만나듯 현실에서 간절하게 그리워했던 사랑을 나무와 숲에서 만난다. 숲을 보려다가 나무를 못 보거나 나무를 보려다 숲을 못 보는 경우가 없이 나무도 보고 숲도 보는 넓은 시야와 깊은 사고력을 지니고 있는 걸 확인할 수 있다. 이 시집 안에 자리를 같이하는 시들은 모두 사랑이 이슬처럼 묻어 있다. 시집 출간을 축하하며 독자들에게 박수를 받는 시인으로 빛나는 시인이 되시기 바란다,

2022.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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