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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창작시

설거지

설거지

 

윤 제 철

 

 

나나 남들이 밥 먹고 남은 흔적

쌓아두고 바라보기 싫었다

먹을 땐 누가 뺏을까봐

욕심내어 움켜잡고 정을 주었는데

 

돌아서서 배가 부르니

먹고 난 찌꺼기나 기름기

보기도 싫지만 만지기도 싫었다

뱃속에 들어가면 모두 섞여서

이 모양이나 다를 게 없을 텐데

 

그동안 마다않고 치워준 손길

그 정성이 따뜻하게 다가왔다

하나하나 씻어내다 보면

홀가분하고 깨끗하게 비워지는 게

우리들의 때를 닦는 거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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