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거지
윤 제 철
나나 남들이 밥 먹고 남은 흔적
쌓아두고 바라보기 싫었다
먹을 땐 누가 뺏을까봐
욕심내어 움켜잡고 정을 주었는데
돌아서서 배가 부르니
먹고 난 찌꺼기나 기름기
보기도 싫지만 만지기도 싫었다
뱃속에 들어가면 모두 섞여서
이 모양이나 다를 게 없을 텐데
그동안 마다않고 치워준 손길
그 정성이 따뜻하게 다가왔다
하나하나 씻어내다 보면
홀가분하고 깨끗하게 비워지는 게
우리들의 때를 닦는 거였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