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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칼럼

제대로 하는 문단활동이란 무엇인가

제대로 하는 문단활동이란 무엇인가

 

윤 제 철

 

  문인은 신문에 신춘문예나 문예지에 신인상 당선을 거쳐 비로소 이 땅에 탄생된다. 그날부터 인생나이와는 다른 문학나이를 먹기 시작한다. 인생나이가 적어도 문학나이는 많을 수가 있다. 상대적으로 인생나이는 많아도 늦게 문학에 입문하면 문학나이는 적을 수밖에 없다. 문학에 한하여 더 많이 아는 선배를 존중하자는 의미에서 세는 나이였다.

  그러나 이 말은 진리이기 이전에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등단이라는 절차에서 앞섰다 하더라도 꾸준한 노력이 없이는 그 자리를 지켜낸다는 것이 불가능하다. 학교의 선배는 영원한 선배일 수 있지만 문학은 작품으로 이야기 하는 것이 원칙이다. 먼저 등단하고 작품을 쓰지 못한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 선배로써의 능력을 갖추지 않고는 떳떳하게 얼굴을 내밀 수 없는 곳이 문단이기 때문이다.

  자신의 문학세계를 표현함에 있어서 어떤 개성이나 특성도 없이 밋밋하게 남의 이야기나 답습한다면 치열한 창작의 세계에서 살아남기 어려울 것이다. 어떤 장르든 저서를 내면 소위 읽을거리가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기본평가를 좌우한다. 그 다음에야 사고의 깊이나 문학적인 요소나 표현 전략에 대한 관심을 갖기 마련이다. 먼저 등단한 것이 자랑거리라고 할 수는 없다. 인사 받는 자리에서는 그냥 넘어갈 수 있다 하더라도 작품으로 만나고 부터 득과 실에 대한 가치관으로 상대를 들여다보게 된다.

  문단 선배라는 것 하나만으로 아니면 유명문인과 가까이 지낸다고 해서 자신이 마치 그들과 같은 수준에 놓인 문인처럼 행세를 하려고 드는 것도 어불성설이다. 어쭙잖은 경우일수록 주위를 더욱 요란스럽게 만든다. 원로로 추앙받는 분들은 한 결 같이 겸손함을 지니셨고 작품이나 언행에서 일치하는 생활을 하셨던 분들이었다.

  문인은 늘 새로운 글감을 만나 처음 읽을 수 있는 내용으로 세상을 놀래게 해야 한다. 한 가지 주제로 평생을 다듬는 것이 아니어서 문단에 입문하던 당시의 마음을 지녀야 한다. 문학의 각 장르별로 익숙해진 필력으로 자만해서는 안 된다. 제대로 하는 문단활동이 절실하게 요구되는 시기에 와있다.

  문인의 숫자가 많다지만 역할을 못하면 쓸모가 없다. 꼭 있어야 할 문인이 아니고 있으나마나 한 문인이거나 있어서는 안 되는 문인이 아닐는지 스스로 냉정하게 타진해볼 필요가 있다. 문단에는 작품을 쓰지 않거나 명함에 올리기 위한 장식문인이 많다. 자동차면허를 따고도 운전을 해본 적이 없는 장롱면허처럼 쓸모없게 되어 버려야 될 것들을 통틀어 쓰레기라 한다. 그런 존재들이 가만히 있으면 표가 나지 않아 중간은 간다지만 역할도 못하면서 오히려 튀려고 난리를 친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남을 끌어내리고 올라서려하는 몹쓸 행동을 한다. 그야말로 질서를 문란하게 할뿐만 아니라 문인의 위상을 떨어트리고 만다.

  이제라도 살아있는 문인정신을 보여주겠다는 마음가짐을 견고히 지녀야 한다.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 대한 올바른 판단을 바탕으로 자기주장이 담겨있는 글을 써야한다. 현실을 외면하고 사는 사람들처럼 허공을 향한 외침으로 역할을 다한다고 볼 수는 없을 것이다.

 

 

위 내용은 월간 문학세계 8월호에 게재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