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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칼럼

김건일(金建一) 시인을 생각한다

 

김건일(金建一) 시인을 생각한다

 

윤 제 철

 

1.들어가는 글

 

  김건일 시인은 194262, 경남 창원시에서 태어나 202093일 세상을 떠나셨다. 건국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셨고 73,74시문학 천료등단,남북시동인, 건국대문인회 회장역임, 23대 한국문인협회 부이사장(2004)역임, 국제펜클럽 기획위원, 광화문사랑방시낭송회 회장역임, 8회 서포문학상 대상(2002), 자유시인상, 김만중문학상을 수상하셨다.

  시집은풀꽃의 연가,듬북새는 울지도 않는다,꿈의 대리경작자,꽃의 곁에서외 다수 발간하셨다.

 

2.함께했던 시간들

 

인연의 시작

 

  1980년대 중반쯤 五季文學(회장 유화운) 동인활동을 할 때 신사동 모 겔러리에서 이뤄진 시낭송회에서 초대시인으로 참가하셨던 김시인을 만난 것이 필자와 인연의 시작이었다. 그로인해 등단이후 한국현대시인협회에 가입을 하였고 행사에 참여하면 당시 사무국장이셨던 김시인은 많은 조언을 들려주셨다.

 

한국현대시인협회

 

  함동선 회장과 김건일 사무국장 체제(1992-1993)는 물심양면으로 기반을 탄탄하게 일구어 놓으셨다. 회원확장이나 연중행사 면에서도 철두철미한 운영으로 활성화에 성공하셨다. 특히 문학기행은 전국 어느 곳이든 100여명이 넘는 회원이 참석하여 위상을 드높였다. 이 시기에 필자는 많은 시인들을 가까이 하면서 사귈 수 있었다.

 

광화문사랑방시낭송회

 

 

  199412월 세종문화회관 문화사랑방(지금은 용도변경으로 없어졌으나 무대를 갖춘 카페 겸 레스토랑)에서 광화문사랑방시낭송회가 창립행사를 거행하였다. 당시 참여했던 회원은 발기회원 10명외 몇분 중 김건일, 윤제철, 박수진, 오만한(최근까지 참여했던 회원기준)이었다.

 

 

 시의 저변확대를 목표로 이어온 활동은 매월 둘째 주 토요일 오후 5시에 이루어져 20201월에 290회를 진행했다. 광화문을 거점으로 활동하여 광화문시인들이란 닉네임을 얻었다. 2년 임기 회장을 5회 연임하시면서 행사 때에는 따로 말씀은 없으셨어도 뒤풀이 자리에서는 발전을 위한 열변을 토하셨다. 매사에 적극적이셨던 김시인은 회원들에게 많은 지원을 아끼지 않았고 단체의 기틀을 닦으면서 대외에 존재를 알리는 큰 업적을 남기셨다. 우리는 김시인을 만년 소년이라는 별명을 붙였었다.

 

 

한국문인협회 부이사장

 

  2004년 당시에는 현재와는 달리 한국문인협회 임원선거에서 이사장과 별도로 부이사장을 선거로 선출하였다. 23대 한국문인협회 부이사장 선거에서도 출마하셨던 김시인 당선을 돕느라 필자의 소속문인단체를 순회한 기억을 갖고 있다. 결국 당선이 되셨고 열성적인 활동을 전개하셨다.

 

정우당 운영

 

  김시인은 제기동 약령시장입구에 있는 약제상 정우당을 운영하시면서 회원들이 약을 지으러 가면 좋은 약재를 염가로 주셨다. 필자도 여러 번 들려서 약을 지었고 문단 이야기도 나누었다. 항상 불의에 맞서는 정의를 주장하셨다.

  201611월 회장직을 내놓으시고 할 일이 많으시다 면서 행사에 나오시지 못했다. 임원들은 김시인을 명예회장으로 추대하여 시간이 되시면 참석해주시기를 몇 번 방문을 통하여 요청 드린 바 있었지만 나오시지 못하셨다.

 

오시지 못한 길

 

 

  20209월 돌아가시기 얼마 전 강원도에 여생을 보내시려는 농원과 집을 장만하시고 할 일을 다 마쳤으니 시낭송회에 다시 나오시겠다는 말씀을 하셨다는 것이다. 그러나 93일 아침에 출근하셔서 일을 하시다가 피곤하여 쉬신다고 눈 부친 것이 이승의 마지막이었다. 어느 누구도 돌아가시리라 생각을 하지 못했던 안타까운 일이다.

 

3.나오는 글

 

코로나19 동란으로 인하여 회원 모두가 조문을 하지 못했으나 시간이 되는 십여 분의 문상이 조문객이 적은 오후 늦은 시간에 다녀와야 했던 것이다. 김시인의 문학정신을 이어받음은 물론 늘 노래하시 농사 풍작을 이루길 빌  김시인을 두고두고 잊지 못할 것이.

 

202094일 늦은 밤문상을 다녀와서

윤제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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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김건일

 

윤 제 철

 

아름다운 세상을 꿈꾸며

일구던 농사

풍작을 거두자고

 

언제나 소년처럼

세상 모두를 가진 혈기

불꽃으로 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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