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어진 사유회로(思惟回路)
내 곁에 다가오는 것들을 하나씩
가지런하게 줄 세웠던
내 머릿속은 질서가 있었다
그러던 내가 어느 날부터
줄이 뒤죽박죽 엉켜버렸다
순서도 없이 감추기와 새치기가
연달아서 이 생각 저 생각이
서로 부딪혀 합선이 되고
빨갛게 불꽃이 튀었다
반복되는 현상에 그슬린 연기를
창문을 열어 환기를 시켜 봐도
혼탁한 머릿속은 회로가 끊어져
꼼짝을 하지 않고 하얗게 지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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