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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창작시

새로 쓰는 역사

새로 쓰는 역사

 

윤 제 철

 

 

세상은 아무렇지도 않게

있는 그대로 인데

사람들은 가던 곳을 가지 못하고

멀쩡하게 놓인 길을 끊었다

보이지 않게 생존의 기반들이

여기저기 삭아서 균열이 가고

무언의 전쟁터에서 발생되는

부상자들이 속출하였다

 

자연의 순리를 거스르지 않고도

아무 생각도 없는 미생물의 난동에

속수무책으로 당한 적은 없었다

신의 경지를 넘보는 인간들의 야망을

무력화시킨 초유의 사태가

우리를 숨 막힐 만큼 질리게 한다

 

세상을 지배하기 전에

언제 어디서든지 숨어들어와

우리의 숨통을 막을 수 있는

그들의 위협 앞에

먼저 자신을 지키지 않고는

어떤 의미도 없다면서

행동으로 짓밟는 그들의 만행을

이겨내는 각오와 대비가

반격을 위한 새로 쓰는 역사가

반성과 위로 위에 서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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