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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창작시

빈방

빈방


                      윤 제 철




아무렇지도 않게

보내주려 했던 각오가

여지없이 무너졌다

 

남이 쓰던 물건에

관심 없던 내가

딸이 쓰다 남긴 빈방에

뒹굴고 있는 것들이 눈에 들어와

울컥 바람을 일으킨다

 

내가 챙기지 못하던 것까지

추슬러주던 딸아이를 시집보내고

몸통 한 부분이 떨어져나간 듯

스산한 가을 아침을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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