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죄(謝罪)
윤 제 철
허리 통증을 앓아도
안간 힘을 써가며
남부럽지 않게 살아온 임을
이제는 볼 면목이 없다
아프지 않게 잘 해준다는 말에
이웃의 손가락질을 받으며
어리석은 짓을 하는 걸 보면서도
혹여 다칠까봐 남의 일처럼 외면하고
말리지 못한 비겁한 나를
꾸짖은들 할 말이 없다
허리가 나은 임을 본들
자유를 다 내주는 마당에
무슨 낯으로 고개 들어
살자고 손 내밀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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