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문산 오거리 버스정류장에서
윤제철
몇 십 년이 지나
다시 보는 보문산 오거리
버스 정류장에 섰다
매일 오르내리던 그 곳
추억이 반짝이며 다가와
마음을 타고 두루 살피다가
오늘 아침 일어난 일도
기억 못해 어리둥절하면서
오래된 일은 잊어버리지 않는
아이러니를 만나 현기증이 난다
소중한 일도 아닌데 기억하고
꼭 필요한 일인데도
기억하지 못하는 것은
성능 좋은 기계였을 때와
낡아버린 기계가 된 지금 차이
멀리 떠난 것에 대한 미련 보다
다가올 것 하나 둘 추슬러
해야할 일 마다말고 반겨야
기다리는 버스 제 때에 온다
보문산오거리 :
대전시 중구 대사동 보문산공원 입구에 있는 오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