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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창작시

보문산 오거리 버스정류장에서

보문산 오거리 버스정류장에서

 

윤제철

 

 

몇 십 년이 지나

다시 보는 보문산 오거리

버스 정류장에 섰다

 

매일 오르내리던 그 곳

추억이 반짝이며 다가와

마음을 타고 두루 살피다가

 

오늘 아침 일어난 일도

기억 못해 어리둥절하면서

오래된 일은 잊어버리지 않는

아이러니를 만나 현기증이 난다

 

소중한 일도 아닌데 기억하고

꼭 필요한 일인데도

기억하지 못하는 것은

성능 좋은 기계였을 때와

낡아버린 기계가 된 지금 차이

 

멀리 떠난 것에 대한 미련 보다

다가올 것 하나 둘 추슬러

야할 일 마다말고 반겨야

기다리는 버스 제 때에 온다

 


보문산오거리 :

대전시 중구 대사동 보문산공원 입구에 있는 오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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