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의 알
귀한 생명을 잉태하고
어미가 품어서 깨어나기를
바라고 바랐지만
알 속에 노란 자위는
어둠으로 단단해져
화석이 되어 전시되었다
엄마 뱃속에서 나와
어려서부터 무엇이 되려 기다렸다
그려도 보고, 찾아도 보고
계획을 세워 만들어도 보았지만
기다리다 지쳐 전시장을 돌다가
유심히 들여다보고 있는
또 다른 공룡 알이 되었다.
큰 바위 얼굴의 꿈은
자신뿐만 아니라 마을의 숙원마저
이루어지는 전설을 만들었지만
수많은 세월이 흐르는 세상은
알을 깨고 나오지 못하고
단단해져가는 껍질 안에서
깨려고 쪼아보지만 소용이 없었다.
우열을 나눌 뿐 꿈은 열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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