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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

명량을 보고 이순신을 만나다

명량을 보고 이순신을 만나다

 

 

1.들어가는 글

 

 

 그동안 여러 번 영화나 텔레비젼에 등장한 이순신의 모습과를 달랐다. 물론 명량(울돌목)해전으로 클로즈업된 이번 영화이긴 해도 성웅 이순신이 아닌 평범한 인간 이순신의 고뇌가 가슴을 울리고 있었다.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이순신은 그야말로 꺼져가는 내 조국을 지키기 위하여 모든 능력을 다해 헌신적으로 한 생애를 바친 불세출의 영웅이었다. 그러나 나라 왕에서부터 조정백관의 눈에는 그렇게 보이는 인물이 아니었다.

 그의 공이 백성들에게 알려져 자신의 존재가 그만 못하게 될까봐 시기했을 뿐만 아니라 사색당쟁에 눈먼 관료들의 눈에는 내 나라의 안위가 문제가 아니라 파벌의 이익에는 가시가 아닐 수 없었다. 모함에 몰려 급기야 목숨까지 위태로웠던 급한 상황까지 맞게 되었다. 누구를 위한 전쟁에서의 승리였단 말인가, 세상에 어떤 나라의 장군이 승전하고도 죄를 물어야했었던가, 이루 말로 할 수 없는 어지러운 정국의 행태가 눈을 어지럽혔을 것이다.

 

2.명량「울돌목」

 

 그나마 백성을 돌볼 줄 아셨던 이순신 장군께서 전쟁의 길목을 지키며 세계 해전사에 길이 남을 전공으로 지켜내지 않았더라면 우리의 지금 누리고 있는 현실은 없었을 것이다. 그 전쟁 중에 배 12척으로 300여 대의 왜군을 무찌른 생생한 기록이 바로 영화「명량」이다. 이 안에는 죄에서 풀려 성치 않은 몸으로 승산이 없는 전쟁이라며 수군을 인정하려하지 않는 조정에게「수군이 없는 전쟁은 싸우기를 포기하는 것과 갔다」며 간곡히 싸우길 원했다.

 시대는 1597년 정유재란 일본 해군 333척을 맞서서 싸우고자 하니 어찌 휘하의 장수들이라고 만만했을까, 목숨이 아까워하지 않을 수 있을까, 장소는 진도 앞 바다 울돌목이다. 해협이 좁아 순풍과 역풍이 교차하며 물살이 거세서 회오리 물결이 자주 일어나는데 그 소리가 남자의 거센 울음소리와 같다고 해서 울돌목이다.

 

3.지도자의 리더십

 

 어찌 휘하의 장수들이라고 만만했을까, 목숨이 아깝지 않은 이가 누가 있었을까, 더구나 싸움이 되지 않는 무모하리만큼 도저히 승리를 예상할 수 없는 싸움이기 때문이다. 모두가 반대하고 나서자 모든 군사를 집결해놓고 그 주변의 집을 태워버린다. 죽기를 각오한 결의가 모두의 마음을 움직이게 한다.

 「죽고자 하면 살 것이며 살고자 하면 죽는다」라는 말로 이 두려움을 죽을 각오로 바꾸어 그의 리더십을 발휘한 대목이다. 목숨을 내걸고 나서는 그의 앞에는 적수가 되는 어떤 존재도 없었다. 그 용기는 백배 천배의 힘을 가지게 된다고 믿었다. 그는 우리 가까이에 있는 친근한 이웃이며 고뇌하는 가족이었다.

 영화 속으로 깊이 빠질 수밖에 없었던 것은「많은 난제 속에 흐트러진 내 조국의 현실」과 맞아떨어진 상황을 직감하고「꼭 필요한 지도자의 모습」을 보는 것 같은 이유에서였다. 얼마 전에 내한하셨던「프란치스코 교황의 낮은 자리」로 임하는 모습도 일맥상통하는 바가 컸다.

 

4.소통과 협력

 

 유능한 지도자가 나타난다하더라도 과연 그 한 사람의 능력으로 모두가 바라는 결과를 얻는다고 보장 할 수는 없다. 지도자와 소속원들과의 소통이 제일 시급한 과제일 것이다. 그리고 단합된 하나로 뭉쳐야 힘이 생겨난다.

 우격다짐으로 이루진 것도 아니고 몸소 실천하여 따르기도 하지만 설득을 시켜 함께 하기를 행동에 옮길 수도 있다. 이순신은 모두의 두려움에 맞서 스스로 죽기를 각오한 용기를 본 부하들과 모든 백성들이 백배 용기를 갖고 동참했다.

 「아버님은 어찌 그 최악의 상황에서 회오리 물결 속으로 들어갔습니까? 」아들의 물음에

 「그건 천명이다. 하늘의 명령이란 뜻이다. 천명은 바로 백성이다.」라고 말했다.

 

5.나오는 글

 

 영화가 끝나고나서 생각해볼 때 우리에겐 두고두고 오래도록 마음속에 그려보며 믿고 따를만한 롤모델의 필요성을 느꼈다. 언제 까지나 민족의 구심점이 되어주실 분이어야 하지만, 기계문명의 발달로 팽배해진 이기적 개인주의는 모든 것을 자신의 이익을 추구할 뿐 결코 희생이나 손해는 있을 수 없다는 논리 속에 몰지각한 민주주의는 날로 끌어내리기에 몰두하고 있어 혼돈 속에 정국이 안타깝기만 하다. 과연 그분이 요즘 세상에 나오신다면 어떻게 지도력을 펼쳐나가실 수 있을까? 안정된 정국은 국민 모두가 나라를 걱정하는 마음으로 힘을 모아 나라 일을 맡으신 분에게 드린다면 또한 우리의 리더로 추앙받을 수 있을 것이다. 

 

 

014년 8월 25일 늦은 밤

윤 제 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