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윤제철
해마다 언제 온다는 약속은 없지만
꽃들은 우리를 보러온다.
왔다가 갈 적에도 말없이 가버리지만
온 날로부터 가는 날까지를
봄이라 부르면서 반긴다
꽃 지고 이파리만 흔드는 줄 알아도
우리가 잊고 있는 동안
쉬지 않고 꽃을 피우기 위한 노력을
알리려고 하지 않으면서
꽃 망우리를 만들고 있다
세월이 흐르고 또 흘러도
변함없이 찾아오는 봄은
어리거나 젊은 추억을 밝히며
나이 들어 어두워지는 길을
아직도 연록의 빛깔로 열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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