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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강의(운문)

5. 체험적인 시 - 필자

 

5. 시는 어떻게 쓰나?

 

후에의 한 고급 음식점에서/ 이벤트로 나온 상품일지라도

격에 맞지 않는 황제의 옷을 입고/ 높은 자리에 앉아 있는 일은

기분 좋고 즐거운 일만은 아니었다.

가져다주는 음식과 술을 받아먹고 마실 뿐/ 자리를 이동하여 신하의 옷을 입은 직장 동료들에게/ 권할 수도 받을 수도 없는 불편이 따라다녔다.

불려온 악사와 무희 겸 가수들이/ 돈을 받고 만들어주는 분위기지만 너무 미안하였다.

모든 걸 다 바쳤던 신하와 백성들한테/ 무엇으로 보답해야하는 역할에 실려 있는

황제의 옷 무게가 얼마나 무거웠는지 알듯하였다.

어버이가 자식의 몸 하나하나 보살펴주듯/ 베풀어야했던 정성이 나에겐 너무나 모자란 탓일까,/ 미리 알지 못한 저녁식사 내용에 황홀하면서도 / 당황스러움을 떨치지 못하였다.

- 졸시「황제의 옷」전문

 

*후에 : 우리나라 경주같이 왕조의 왕궁이나 왕릉의 유적이 많은 베트남 중부도시

식당에 입장하여 얼떨결에 황제의 옷을 입고 주위를 들러보며 황제의 역할에 대한 생각에 잠겨 현실에 입장과 비교하면서 어려운 임무에 시달려야했던 고뇌를 간접 체험한 내용으로 전개되었다. 산문시의 형식으로 하고자하는 이야기를 사실적으로 표출하고 있다. 주제를 감추기 위한 노력이 절실하게 필요하다.

 

누구든 신청하고 시간 맞춰/ KBS홀에 오면/ 고품격 노래에 취할 수 있다

좋아하는 가수를 사진으로 보다/ 만나서 함께 호흡하는

청각 사랑에 빠진다/ TV화면이 평면이라면

이 안에서는 입체 공간 울림을/ 덤으로 얻어내고

연못 같은 홀 안에서/ 관객들과 음악이라는 물을 마시며

같은 박자로 헤엄치는 물고기가 된다

- 졸시「열린 음악회」전문

 

KBS「열린 음악회」텔레비전 프로그램에 대한 공연관람을 통하여 시상을 얻어 쓴 시이다. 말로 소개를 하듯 하다가 좋아하는 가수 - 함께 호흡하는 청각 사랑, 입체 공간 울림, 관객들과 음악이라는 물을 마시며/ 같은 박자로 헤엄치는 물고기로 연결된다. 감각적인 시로 예를 든 것이다.

이층 좌석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니 홀은 하나의 연못이며, 박수를 치며 호응하는 관객들의 손놀림과 몸동작이 물고기처럼 느껴져 쓰게 된 것이다. 순간 순간 느끼는 우리의 감각은 언제나 상상을 통하여 곁에서 함께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