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동구청에서 구민들을 위한 강화도 문화역사 탐방시간을 마련하여 문화원에서 주관하여 참석하게 되었다. 성동문화원의 김정민 팀장을 비롯 민귀녀, 윤필교 님께서 안내에 힘써 주셨고 많은 동아리 회원님들과 향토생활문화연구단 총무 최용호님과 단원 몇 분이 함께 참석하셔서 자리를 빛내 주셨다.
처음 찾은 곳은 전등사 사찰경내였다. 전등사의 역사적 기억으로는 삼랑성 안에 고종 때 가궐(假闕)을 지었다. 이보다 앞선 1232년, 고려 왕실에서는 몽골의 침략에 대응하기 위해 강화도로 임시 도읍을 정하고 궁궐을 지은 바 있다. 고려의 강화도 도읍은 1232년부터 1270년까지 이어진다. 전등사 경내에 가궐을 지은 것은 풍수지리설과 더불어 임금의 안전을 도모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였다.
전등사는 조선의 숭유억불 정책에도 불구하고 향화(香華)가 그치지 않았던 가람이다. 하지만 여느 고찰과 마찬가지로 전등사도 몇 차례의 화마를 겪었다. 조선 광해군 때인 1614년에도 화재로 인해 건물이 모두 소실되었다. 그런 가운데서도 지경 스님을 중심으로 한 대중이 재건을 시작해 1621년 2월에는 전등사의 옛 모습을 되찾았다.
조선말기로 접어들면서 전등사는 그 지형적 특성으로 인해 국난을 지키는 요충지 구실을 하기도 했다 당시 국정의 실권을 쥐고 있던 대원군은 병인양요 후 전등사에 포량고를 건설하였고, 이듬해인 1872년에는 승군 50명과 총섭 1명을 두게 하여 전등사는 다시금 국난 극복의 호국 도량으로 자리매김되었다.
뿐만 아니라 전등사는 호국기도 도량으로 널리 알려져 창건 이래 나라의 역사를 움직였던 인사들이 꾸준하게 찾는 수도권 최고(最古)의 기도 도량으로 손꼽힌다. 현재 전등사에는 대웅보전, 약사전, 범종 등 보물급 유적을 비롯해 국가사적, 인천시 지정 유형문화재 등 무수한 문화 유적을 간직하고 있다.
다음으로는 고인돌 유적을 돌아 역사박물관에 입장하여 전등사의 역사적 배경을 통하여 당시의 움직임을 유추해낼 수 있었다. 2010년 10월 23일에 개관한 강화역사박물관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사적 제137호 강화고인돌공원 내에 위치하고 있다.
강화에서 출토된 유물들을 중심으로 선사시대부터 근현대까지 강화도의 역사와 문화를 체계적으로 전시·보존 연구하기 위해 설립되었다. 그동안 강화에서 출토되는 유물을 보관할 데가 없어 외부 기관에서 관리해 오던 실정이었다. 앞으로 각지에 흩어져 보관되고 있는 강화의 유물들과 새로 출토되는 유물들을 한자리에 모아 복합문화공간으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해 나갈 것이다.
꽃이 피어있는 박물관 앞 정원을 배경 삼아 사진을 찍어 오래도록 남기고 싶었다. 우연히 만나 하루를 함께 보낸 성동주민들과 한 문화탐방은 가치 있는 일이었다.
일행은 다소 뜨거운 오후의 햇살을 받으며 강화통일전망대로 향하였다. 전망대에서 내려다 보는 임진강 줄기가 남북의 간격이 서로 1.8킬로미터 밖에 안 되는 가까운 곳도 있어 놀라게 했다. 그리고 너무도 가깝게 개성을 비롯한 북한의 모습이 눈앞에 서있다.
철조망 속에 묻힌 비무장지대를 가운데 두고 대치하고 있는 지구상 유일한 분단국의 비극을 유지하고 있다. 금강산관광이나 개성공단, 그리고 이산가족상봉 등 추진해오던 사업들이 이해상관관계로 모두 중단된 상태다. 기대에 부풀었던 통일의 꿈도 사라졌다.
이념이 다르고 정권을 유지하고자하는 야욕에 불탄 그들의 생각을 바꾸지 않는 한 북한의 주민들을 위한 경제나 복지는 결코 좋아질 수 없다. 개방이라는 당면 문제가 쇄국으로 막힌 상태에서 주민들은 듣지도 보기도 못하는 세뇌된 생활에 가슴이 아플 뿐이다.
버스를 타고 돌아오는 길은 예상보다 많이 지체되었다. 봄이 건만 뒤 늦게 까지 쌀쌀한 날씨가 풀린 오늘은 많은 사람들이 외출을 시도했는지 교통량이 엄청나 체증현상이 여기저기에서 있었다. 그러나 커다란 수확을 거둔 기쁨으로 오후 5시 30분으로 늦추어 놓은 약속에 늦더라도 서둘지 않고 여유를 찾느라 마음이 바빴다.
2013년 5월 16일
윤제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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