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십자가의 언덕
노점상 철거령이 떨어져도
모든 걸 걸고 싸우는데
시베리아 먼 땅에 맨발로 쫓겨나는
리투아니아 사람들은
어떤 표현으로도 항의할 수 없었다.
떠난 뒤에 생사가 궁금한 사람들은 추모를 담아
짓밟는 러시아에 대한 무언의 칼로
언덕에 십자가를 꽂았다.
쓸어버리면 다음날 다시 솟아나는
큰 십자가, 작은 십자가들
그 위에 꽂아놓고 쌓아 놓았다.
의지할 데 없이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마음을 두는 자리가 되었다.
아무 탈이 없기를 바라거나
말 못하는 항의의 수단으로 쓰다가
이제는 무엇보다 잘되기를 바라며
희망을 걸어놓는 언덕이 되었다
* 십자가의 언덕 : 리투아니아의 사울레이에 있는 작은 언덕으로 러시아에 항거하는 의미로 십자가를 파괴해도
다음날이면 세우고 또 세웠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