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등포문화원 주최 구민 동 대항 창작 및 애송시 낭송대회 심사를 하고서
지난 11월 8일 육필문학관장 노희정 시인(영등포문인협회장)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11월 26일 오후 5시부터 시낭송대회가 열리는데 심사를 부탁하는 내용이었다. 고맙게 생각하고 참석하기로 약속하였다.
그런데 23일 관악문화원 행사를 잘 다녀와서 집에 있다가 오후 8시 쯤 부터 엉치뼈가 욱신거리며 통증이 심해 다음날 하루 동안 근무를 하며 겨우 보내고 오후에 신농당한의원에 가서 침을 맞고 뜨겁게 찜을 한 다음 전기로 뜸을 뜨는 치료를 받아야했다. 걷기도 어려워 엉거주춤하는 자세로 생활하기가 곤란스러웠기 때문이다. 이틀을 한의원에 다니다가 당일까지도 시원하질 않아 고민스러웠지만 약속을 어길 수 없어 참고 견뎌야 했다.
버스를 타고 가다가 은행에 당일까지 입금을 해야 하는 걸 기억하고 마음이 급해졌다. 영등포역 앞 까지 가서 입금을 하고 행사장으로 가다가 늦었다는 통보를 받았다. 노 시인에게 이런 모습을 보여 미안하였다. 다행히 문화원장님의 축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필자를 보고 맞아주신 양연화 시인, 그리고 최영희 시인, 이문호 시인이 눈에 띄었다.
심사위원석에 앉아 21명의 시낭송을 들었다. 자작시나 암송을 우선으로 가산점을 주었다. 암송을 하다가 한두 군데씩 틀리거나 멈칫 할 때에는 내 자신이 당한 곤란처럼 느껴졌다. 옷차림도 한복이나 까끔한 정장으로 참여하는데 신경을 많이 쓴 흔적이 보였다. 상당한 수준에 올라있는 분들이 많았다. 몸이 불편하신 분의 낭송과 남녀학생의 시낭송을 들었다. 남학생 한명 말고는 모두가 여자 분들이라 안타까웠다.
낭송이 모두 끝나고 장소를 옮겨 입상자를 정하고 시상식에 임했다. 시상식에서 필자는 심사소감을 통하여,「시낭송은 시의 이미지를 전달하는 일로서 귀로 들어야 하므로 정확한 발음과 감정을 바탕으로 합니다. 따라서 낭송에 적합한 시를 잘 골라야 합니다. 시는 감상하는 사람들에게 이해를 위하여 리듬을 타야합니다. 음악성, 웅변성, 대화성을 유지해야합니다. 내가 쓴 시나 한글로 된 시인데 읽는 데 어렵지 않다는 생각으로 그냥 읽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가수가 자기 노래를 연습하듯 반복된 연습이 필요합니다. 자신의 시는 자신의 낭송으로 해야 시 맛을 느낄 수 있도록 사명감을 가져야합니다.」라고 말했다.
행사가 끝나고 저녁식사를 문화원 임원들과 함께 하였다. 여러 분야에 밝으신 원장님과 다른 분들도 오래 전부터 문학에 관심이 많으셨다. 필자가 강사로 있는 관악문화원과 비유하여 또 다른 느낌을 받았다. 지역사회의 문화창달에 힘쓰시는 여러 분들께 고개가 숙여질 뿐이었다. 허리는 불편하였지만 보람을 갖고 나왔다. 영등포문인협회 회원들을 보고 가자는 노 시인의 제의를 받아드리지 못하고 아쉬움을 지닌 체 그냥 집으로 돌아와 쉬어야 했다.
2010년 11월 26일
영등포문화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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