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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창작시

텅 빈 식품 병




텅 빈 식품 병


윤 제 철

 

 

아버지가 사 오신

노인건강식품 병 두 개

먹어보니 좋다며 주시던 모습이 떠올라

먹다가 두 병이 다 비었다

 

그 알약 같은 식품에서

아버지 말씀을 다정하게 들었고

약속을 지킨다는 착한 생각을 먹었다

말 잘 듣는 아이처럼

멀리 고향에 계신 아버지에게

기대고 있는 마음을

속주머니에 꼬깃꼬깃 구겨진 채

넣어가지고 다니며 주물렀다

 

하나 남은 빈 병을 열고

귀를 대보면 아직도 그 음성이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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