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윤 제 철
침대 위에 누워 눈을 감으면
출발할 준비가 된다
시동이 걸리기 전까지도
목적지를 알 수 없다
열차나 고속버스도 아닌
어떤 교통편도 없이
엘리베이터나 에스컬레이터 같은
승차감도 느낄 수 없다
어항 속에 던져지는
금붕어가 지느러미 움직이듯
시를 찾아 사물의 말에
귀 기우려 상상의 날개로 날듯
늘 지내는 만큼 몸과 마음을 맡겼다가
다음 날 아침 찾아오는 재충전 여행
누구도 거부할 수 없는
패키지로 즐기는 시간이다
'2019창작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내가 주인공인 세상 만들기 (0) | 2019.12.14 |
---|---|
텅 빈 식품 병 (0) | 2019.12.04 |
나를 좋아하는 사람 (0) | 2019.11.25 |
고장 난 에스컬레이터 (0) | 2019.11.03 |
사죄(謝罪) (0) | 2019.10.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