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5창작시

소화제

소화제



아침나절 핀잔 준 말

너무 심했던 건 아닐까

무얼 먹고 잘못된 건지

소화가 안 된다며

찌푸린 얼굴로 퇴근해

자리에 누운 딸 아이


동네 약방은 문을 닫고

큰길로 나서도 마찬가지

빈손으로 들어갈 수도 없어

궁리하다 겨우 구한

편의점 비상약


차분했으면 바로 샀을 걸

아파트 정문 앞에 두고

한참이나 해매 돌았다


차디찬 기운이 몸을 감는

겨울 밤거리 멀기만 하고

더딘 발걸음이 원망스럽지만

잔뜩 얹혀 아픈 가슴

뻥 뚫려 내려가는 약이다.


'2015창작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겨울꽃  (0) 2015.03.09
새싹  (0) 2015.03.07
코칭  (0) 2015.02.26
허공 속에 말  (0) 2015.02.04
겨울 비  (0) 2015.0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