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문학의 특성과 이해 - 서울교원문학회 자율연수 수필강의내용

 

수필 문학의 특성과 이해

 

 

윤 제 철

 

 

1.들어가는 말

 

 

 사람이 이 세상에 태어나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수단으로는 손이나 발짓을 비롯하여 울음, 말, 글로 나눌 수가 있고 말을 할 수 있는 모든 사람들은 글을 쓸 수가 있다. 자신의 생각을 글로서 표현하는 데 자유로워져야 비로소 문학 장르에 도전할 수가 있다.

 산문이란 운율이나 음절의 수 등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쓴 글을 말한다. 말을 하는 대로 쓰기부터 논리에 맞춰 쓰는 단계를 밟아 발전하게 된다. 이해하기 쉽고 의문을 남기지 않도록 독자를 위한 배려가 담겨있어야 한다.

 뿐만 아니라 형식이나 내용면에 있어 있는 그대로를 나열하는 것으로 끝내고 마는 글로 잘못 인식되는 사례가 많아 혼란이 야기되는 현실이 안타깝다. 더구나 필자가 왜 글을 썼는지 조차 알 수가 없는 경우도 적지 않다.

 

 

2.수필의 특성

 

 

 수필은 자기 생각을 글로 표현하는 기본적인 단계로 붓 가는대로 자유롭게 형식이 없이 쓰는 장르로 잘못 알고 있다. 그러나 그런 방법의 표현은 잡문에 지나지 않는다.

 수필은 자신의 경험이나 느낌 따위를 일정한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기술한 산문 형식의 글이라고 정의 내리고 있으나 문장을 엮어가는 형태는 갖추어야 한다. 어떤 이야기를 할 것인가를 암시하는 부분, 이야기하고자 하는 내용을 밝혀주는 부분, 이야기 하고자하는 주장이나 꼭 해야 하는 글 쓰는 목적이 되는 내용이 담겨 있어야 한다.

 요즘 흔히 보는 수필은 주변의 사건이나 경험을 줄거리를 나열하는 정도로 이어나가다가 그냥 아무런 주장이나 결론이 없이 마무리되는 경우를 많이 보지만 그저 그런가 보다 할 뿐 아무도 나무라지 않는다.

 수필은 산문 장르 중에 가장 멋스러운 글이어야 한다. 문장의 기교면에서도 시적 요소가 충분히 가미되어야 한다. 진정 문장가로서 갖추어야 할 필력을 지님으로서 비로소 수필가라 할 것이다. 시(詩)에서의 비유가 수필에서도 절실하게 필요한 것이다.

밋밋한 작문을 읽고 왜 썼느냐고 물으면 그 연유에 대한 이야기를 잘하면서도 글에 그런 내용이 없다면 주장과 결론이 얻어지지 않는 글이다. 단순히 어떤 사건을 소개하는 잡문으로 불리어질 뿐이다. 시가 시어의 결합으로 이미지를 만들어낸다면 수필은 문단과 문단의 조합으로 사상을 만들어야 한다.

 

 

3.수필의 이해

 

 

 수필은 다른 여느 문학 장르보다도 품격이 있는 문학이므로 바로 작가의 품위를 보여주는 글이다. 자기를 들어내지 않고 수필은 쓸 수가 없다. 나는 어떤 사람일까, 자신을 드러내는 것이 처음엔 부끄럽고 부담스러울 수 있다.

 흔히 수필은 인생의 경험과 적당한 표현력만 있으면 그리 어렵지 않게 쓸 수 있는 장르로 인식해왔다. 종류도 다양하여 주제로 삼을 소재가 제한되어있지 않다. 또한 말하는 대로 표현하여 평소에 잘 알고 지내는 필자라면 그 글을 읽으면서 그의 목소리가 들린다고 할 정도이다.

 수필은 그 종류를 나눈다면 서양 수필은 형식이 아니라 주제와 내용, 표현 방법 등에 따라 경수필과 중수필로 나누지만, 명확한 경계는 없다. 경수필은 주로 필자의 신변잡기나 생각을 가벼운 필치로 흥미 있게 적어간 수필이다. 일기, 편지글, 수상록, 기행문 등도 이러한 부류에 속한다. 중수필은 비교적 객관적 입장에서 사회비평, 역사적 통찰, 철학적 개념 등에 대해 지적이고 논리적으로 전개해 가는 수필이다. 소논문과 같은 글을 영어권에서는 에세이라고도 한다.

 시어의 선택 여부가 시의 이미지 여부를 좌우하듯 문단의 위치 여부에 따라 생동감을 주어 신축성 있는 수필로 성공여부가 결정지어지며 의문점을 풀어가며 하나의 그림을 그리되 반듯이 위에서 아래로 그릴 필요는 없다.

 때로는 사물의 움직임이나 형태 등을 빌려 사람의 활동을 비유하여 수식되기도 한다. 수필은 산문을 쓰는 기초적인 단계인 작문에서부터 시작하여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표현력을 갖추고 나서 비로소 도전할 수 있는 수준 높은 차원에 이를 수 있기 까지 부단한 습작과정이 필요하다.

 

 

4. 나오는 말

 

 

 수필이라는 이름을 붙여 세상에 돌아다니게 하여 자신의 이름을 부끄럽게 하는 많은 작가들을 저서나 문예지를 통하여 난립하고 있는 현실을 누구의 책임이라 말할 수가 없다. 우리 모두가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나를 알리는 목적을 분명히 하지 않으면 안 된다.

 가볍게 생각하고 임하는 마음자세에서부터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글을 쓰기 전에 무엇을 말하려하는가를 인식해야 한다. 그리고 그 내용을 독자들에게 이해를 시켜 납득이 갈 수 있는 방향으로 몰고가야한다. 다수의 수필들이 주제가 가는 방향이 일정하지 않고 공회전하는 경우가 많다.

 경험이나 알고 있는 지식으로 더 이상 글을 쓸 수 없을 때, 단순한 상상력으로 적당히 때워버리는 자세로는 안 되며, 그 현장이나 정확한 개념을 바탕으로 치밀한 분석이 필요할 것이다. 그래야만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감동을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2013년 9월 28일

성계고 서울교원문학회 자율연수

수필 강의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