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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강의(산문)

7. 편지 쓰는 방법

 

7. 편지를 쓰는 방법

 

 어떤 소식이나 안부를 묻고, 생각을 멀리 떨어져 사는 동기간이나 친지들에게 글로 우체부를 통해 전달해주던 편지는 요즘은 보기 힘들고, 대신 핸드폰 통화나 문자로 바뀌어 신속하게 자주 사용되고 있다. 각종 고지서나 청첩장, 광고전단지 등 우편물 등이 발송자의 어떤 의도가 담겨있는 근본적인 취지에는 변함없이 주고받지만 정이 담겨있는 편지의 역할은 다하지 못하고 있다.

 

①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자주 만나지 못하던 고향 친구에게 편지로 안부도 묻고 지난날이 생각나 보고 싶어 전하는 편지 문을 읽어본다. 나이를 먹어가며 빠르게 흘러가는 세월을 붙잡으려는 마음이 간절하다. 함께 다니던 개울을 떠올리고 벚꽃 흐드러지게 피는 4월에 만날 수 없을지 물어보고 약속하려한다.

 

 

정병선에게

 

 

 안녕하십니까?

 길가에는 산수유가 노랗게 피더니 개나리, 목련, 진달래꽃이 시샘이라도 하듯 약간의 시간차를 두고 줄지어 이파리도 피우기 전에 꽃 먼저 피우고 봄소식을 알리려고 분주한 나날입니다. 새해가 시작 된지도 벌써 3개월이 지났으니 빠르기도합니다.

새 달을 맞을 때 마다 알차게 보내자고 다짐해보지만 지내놓고 후회하며 지내는 내 자신이 밉기만 합니다. 어떻게 좋은 방법이 없을까? 생각해보면 어제를 기억 못해서 일어나는 현상이라고 말들 합니다만 그 길고 길던 어린 시절의 하루가 그립습니다. 아직도 인생의 봄이 피고 있는 줄 알고 나이 먹어가는 줄 모른답니다. 이제는 겨우 얼굴이 어름어름 기억 날듯 한데 더 잊어버리기 전에 벚꽃 잎 휘날리는 개울을 거닐며 만나고 싶습니다.

4월 둘째 주 쉬는 토요일 홀가분한 마음으로 시간을 만들까 합니다. 편지 받는 대로 소식을 주면 만나는 데 지장이 없도록 준비할 것입니다. 다음 편지를 보낼 때까지 건강과 가정의 평안을 빕니다.

 

2008년 3월 29일

대흥초등학교 친구 범수로 부터

 

 밑줄 그은 부분을 찾아보면 계절 인사와 함께 덧없이 보내는 일상을 무언가를 해보겠다는 의지를 보이면서 만나서 좋은 방법을 찾아보자는 의도를 초등학교 친구에게 보내는 편지글이다. 체면을 불구하고 실제로 놓여있는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야 한다.

 

② 중학교를 다니면서 앞자리 뒷자리에 앉아 틈만 나면 이야기를 나누던 단짝 친구를 만나고 싶어 하는 애틋한 사연을 전하고 싶어도 여의치 않아 이제 펜을 들어본다. 기억하고 싶은 추억을 나누고 살고 있는 곳을 알면서도 연락하기가 어렵기만 하다. 평생을 떨어지지 않고 붙어 다닐 것 같았는데 어떻게 잊고 살았는지 모를 일이다.

 

 

재구에게

 

 

 어린 시절 중학교를 같이 다녔던 네가 보고 싶다. 앞자리 뒷자리 앉아서 라디오 연속방송극을 듣고 다음날 학교에 와서 내가 못 들었다고만 하면 하나하나 빠뜨리지 않고 자세히 이야기 해주던 네가 보고 싶구나. 벌써 40년이나 지난 지금 나를 기억이나 할지 모르지만 그 시절로 돌아가 그동안 끊긴 소식이나 듣고 자주 만났으면 좋겠어.

 얼마 전 부턴가 동기들이 20-30명 모여 분기별로 모이고 있는데 서울에서 생활한다니 모임에 나오면 많은 친구들이 반가워 할 거야. 이제는 아이들도 결혼시킬 때도 다되어 몇몇은 사위도 보고 며느리도 보았어. 빠른 친구들은 할아버지가 되었다니까.

 통학을 하던 너는 늘 완행열차를 타고 영동에서 대전까지 타고 다니며 있었던 이야기도 배꼽이 빠지도록 들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기만 하네. 어디서 무슨 일을 하느라고 세월을 다 써버렸는지 속 시원하게 풀어보자. 그 때 반장을 하던 성재는 사업으로 성공했어. 같이 한 번 만나 소주 한 잔 마시며 놀아 보자.

 

2008년 4월 17일

앞자리 영철이가

 

 밑줄 그은 부분을 찾아보면 중학교 다니던 시절의 추억을 찾게 하고 나를 가억하게 하는 의지를 보이면서 만나고 있는 모임에 참여를 권하는 의도를 중학교 친구에게 보내는 편지글이다. 같이 지내던 알만한 한 친구가 무엇을 하고 지내는지를 알려주고 끌어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