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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창작시

그랜드 캐년

 

 

 

그랜드 캐년

 

 

윤제철

 

 

경비행기를 타고 그 엄청난

그랜드 캐년 절벽과 절벽 사이에

한 마리 새로 날고 있는 나에게

빼곡히 벽면을 채우고 앉은

오케스트라 연주자들 손에 든

악기 소리가 일시에 날아올랐다

 

오랜 세월 동안 어울려온

그들만의 운명이 배어있는 교향곡을

어디에서 들어 본적이 없다

자연의 일부가 되어

함께 호흡하고 있는

이 순간을 자랑하고 싶다

 

도저히 흉내 낼 수 없는 걸작을

감상한 영예를 얻었다

가슴 한 곳에 고이 간직할

또 하나의 영역을 받았다

멈추지 않는 심장의 박동을

이어나갈 엔진을 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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