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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강의(운문)

18.정이 담긴 시 - 회원 시

18. 시는 어떻게 쓰나?

 

1.한여름 태양 볕이 꼬리를 감춘 어느 날

2.수지의 성북동 산 어귀 향나무 숲 앞엔

6.신비스런 모습을 보는 냥

5.뭇사람들이 웅성대며 수근수근

3.땅속에 묻혀있던 굼벵이가

4.언제 솟아올랐는지 나무 잎에 매달려

8.흰색 무늬에 환한 형광 빛을 띠우며

9.자태를 뽐내는 듯 (뽐내면서)

7.살짝 건드려보건만 10.꼼짝 하지 않는다

무척이나 생의 번식에 애착심이 강한가 보다 (강하다)

11.시간이 지날수록 그 모습이 변하면서(변하더니), 13.날개를 펴든다

12.한밤을 보내면서 겉옷을 벗고

14.세상 밖으로 훨훨 날아간다

- 이석남의「매미」전문

 

수지의 성북동 산 어귀 향나무 숲에서 당속에서 묻혀있던 굼벵이가 나뭇잎에 매달려 꼼짝을 하지 않다가 시간이 변할수록 모습이 변하더니 날개를 펴고 겉옷을 벗고 세상 밖으로 날아가는 과정이 신하다. 얼마 안 되는 세상살이를 위한 일생을 보여주고 있다.

「어느 날」을 지정하지 말고「장소를 구체화」한다.「뽐내는」듯은 위의 신비스런 모습을 보는 냥과 겹쳐「뽐내면서」로 고친다.「강한가 보다」는「강하다」로 수신을 밝혀준다. 어순으로 번호로 붙여 행의 위치를 바꾼 것은 의미뿐만 아니라 리듬감 때문이다.

 

한강안개 속으로 뿌여케(뿌옇게)/

보이는 오리 때들이 한가롭게(한가롭다) 놀고 있다/

바람을 가슴에 안고 달리는 (자전거))

코스모스 뚱딴지 꽃이 미소 지며 반긴다/

빨간 모자 쓴 연인끼리(나) 동료들 모두

힘차게 씽씽 잘 달린다/ 유람선 지나가는 곳에 파도가(물결이) 거칠고

은빛 억새풀이 잘 가라고 인사한다(손을 흔든다)/

(우리를 내려다보는) 푸른 하늘은 누가 예쁘게 색칠 했을까 ...

- 김옥자의「자전거 탄 풍경」전문

 

한강에 오리 한가롭고, 바람을 안고 달리는 자전거, 코스모스 꽃이 반긴다. 연인이나 동료들이 달린다. 유람선 지나는 가을을 내려다보는 하늘이 아름답다. 자전거 타는 풍경을 스케치한 그림처럼 눈앞에 전개되었다.

「한강에 안개」보다는「한강 안개로」,「한가롭게 놀고 있다」는「한가롭다」로, 자전거를 코스모스가 반기는 것이 좋다. 한강은「파도」가 아닌「물결」로, 억새는「인사를 하는 것」보다「손을 흔드는 것」으로,「푸른 하늘」과 연결을 시키려면「우리를 내려다보는 푸른 하늘」로 표현 하는 것이 좋다.

 

음악과 마술을 시작으로 막이 오르며/

1.잔디밭에 둘러앉아 3.시어 찾아 고심하는 시창작반 동료 분들 모습/

2.동심이 스며들고 4.김밥 떡볶이 어묵국물까지 챙겨/

6.격려와 애틋한 마음으로 지켜보시는 선생님

5.빵이며 계란 밤 음료수까지/ 7.소풍 나온 기분으로 몸과 마음 살찌우네

입선이 되면 좋겠지만 안 되면 또 어떠리/

응모한 것으로도 대단한 성과인 걸

8.새털구름 따사로운 햇살도/ 9.기념사진에 함께하고

늘그막에 배우는 기쁨/ 10.소녀 같은 마음에 노랫소리 절로 나네.

- 김현주의「소월 백일장을 다녀와서」전문

 

가을을 맞아 얼 안 되는 기간 동안 시 창작공부를 하면서 백일장은 어떻게 하는지 체험을 위해 참가해본 내용이다. 시어를 찾아 고심하는 시창작반 동료들의 동심을 느끼고 좋은 날씨에 소녀 같은 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어순에 의해 주제에 가까운 행만 골라 번호를 붙였다. 1,2행에 잔디밭에 동심이 스며들고, 3행에 시어 찾아 고민하는 동료 모습, 4,5,6,7행은 소풍 나온 따듯한 분위기, 8,9,10행은 백일장의 마무리로 참가한 의미를 담고 소녀 같은 마음에 노랫소리 절로 난다.

기다려도 오지 않는/ 사람들을 (바라) 봅니다//

걸어가며 전화하는 사람들/ 예전에는 나에게로 와 속삭였는데/ 줄서서 기다렸는데//

천둥소리에 잠 못 이루며 생각했지요/ 동전 안 나온다며 차이던 그때가

외로이 서있는 지금보다/ 더 행복했음을//

언제 떠날지 모르지만/ 살아있음에 볼 수 있고/ 추억에 웃을 수 있고

주어진 것에 감사해야겠지요

- 이옥희의「공중전화」전문

 

시 중에 화자는 자신이 공중전화가 되었다. 이제는 기다려봐야 사람들이 오지 않는다. 줄서서 기다렸고 속삭였는데 핸드폰에 팔려 쳐다보지도 않는다. 이제는 서있어도 소용 가치가 떨어져 얼마나 더 서 있어야할지 추억에 웃고 존재하고 있음에 위로해야 할 판이다. 사람이나 사물이 꼭 필요할 때와 다른 대체 용도물이 나와 사용가치가 없어졌을 때의 심리적 내면의식을 잘 그려내고 있다.

「보는 것」과「바라보는 것」은 차이가 있다. 1.2행은 외면하는 현재, 3,4,5,행은 줄서다 가까이 와 속삭이던 과거, 6,7,8,9행은 차이던 그 때가 행복했던 추억, 10,11,12행은 존재하는 동안 감사하며 지내야겠다는 마음가짐을 표현하고 있다. 실망이나 원망이 앞서기보다 자신이 처해있는 입장을 잘 처신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