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
제자도 없고 스승도 없고
다만 학생과 교사만 있다는 세상에
오래 전에 학교를 마치고 나간
졸업생을 접하고 나서
얼마나 부끄러웠는지 모른다
대수롭게 해준 일도 없는
유독 해준 일이 작아 보이는
그에게 받는 보답이 너무 커서
가슴에서 우러나오는 보람이 너무 커서
계면쩍은 시간을 맞이할 때 마다
고맙지만 미안하기 짝이 없었다
세상을 바로 바라다보는 잣대로
흔들림 없는 버티기로
온전한 마음을 간직하도록
지켜봐달라는 부탁 하나하려고
그 엄청난 대가를 지불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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