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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창작시

제자

제자 


제자도 없고 스승도 없고

다만 학생과 교사만 있다는 세상에

오래 전에 학교를 마치고 나간

졸업생을 접하고 나서

얼마나 부끄러웠는지 모른다

대수롭게 해준 일도 없는

유독 해준 일이 작아 보이는

그에게 받는 보답이 너무 커서

가슴에서 우러나오는 보람이 너무 커서

계면쩍은 시간을 맞이할 때 마다

고맙지만 미안하기 짝이 없었다

세상을 바로 바라다보는 잣대로

흔들림 없는 버티기로

온전한 마음을 간직하도록

지켜봐달라는 부탁 하나하려고

그 엄청난 대가를 지불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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