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라가 된 피라미드
윤제철
가장 큰 피라미드를 만들면 가장 강한 파라오라고
자랑하며 만든 무덤에 미라가 되어 갇힌 쿠푸는
무덤을 후손들이 잘 지키지 못해
안에 넣은 생전의 유물들을 다 잃어버리고
한 손에 잡힐 작은 자신의 상 하나만 박물관에 남겼지만,
어린 나이에 왕이 된 투탕카멘은 10년간 지냈어도
고고학 박물관에 가득 남긴 유물로 빛을 내는
아이러니는 내호흡을 답답하게 한다.
갑작스런 죽음으로 준비 못해 어설피 만든 무덤이
들키지 않고 감추어진 덕분에 발굴이 어려워
세상에 남겨진 결과에 오히려 강한 권력을 느낀다.
미라를 만들기 위해 몸속에 허파와 간, 위와 창자를 꺼내고
심장은 남겨 다음 세상에서 무게를 달려고 남겼으니
피라미드 속에 유물을 도굴해간 피라미드는
미라로 돌아와 빈 껍질로 썩지 않고 서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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