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제철 2021. 3. 8. 00:55

 

 

매일 내 앞에 기다리는 계단

어느 곳마다 하나하나를 딛고 오르다

얼마나 왔는지 모르고

늘 그 자리에 있는 줄 알았다

지나간 건 지난대로 다가올 것만을 기대하며

소중하게 간직하려했다

희망이나 꿈은 가슴 안에서

뜨겁게 달구어 녹은 유리 액이나 쇳물로

만들고 싶은 형상의 틀에

채워 넣고 찍어내는 줄 알았다

오늘이란 이름의 계단을 딛고

내일이란 계단을 오르며 애태우는 꿈은

녹지 않고 어떤 형태로도 만들어지지 않았다

과정을 거쳐야만 마음에 떠오르는 이미지

희망이나 꿈은 만져지는 것이 아니라

느껴지는 형체일 뿐 보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