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기행

자라섬 1박 2일

윤제철 2012. 2. 23. 16:20

자라섬 1박 2일

 

 

 2012년 2월 15일 수요일은 졸업식과 함께 업무를 마치는 날이다. 세목문학회 회원들의 동계 세미나를 위하여 미리 준비해온 자라섬으로 출발한 것은 점심식사를 마치고 업무가 마무리가 안 된 부서를 기다리다가 오후 2시가 다 넘어서였다. 평일이어서 도로사정은 의외로 좋아 예정시간 1시간 반 정도도 안 걸리는 듯 했다.

 88대로로 가다가 춘천고속도로로 들어가서 화도 나들목으로 나가 46번 국도로 달려 가평터미널을 지나 남이섬으로 들어 기는 방향 입구 이마트에 들러 물품을 사가지고 들어가야 했다. 날씨가 유난히 추운 겨울이었으나 다행히 누그러져 행사를 하기엔 안성마침이었다.

 숙소로 빌린 통나무집은 난방이 잘 되어 훈훈하였다. 노래방 장비는 김동진 회원이 설치하셨고, 저녁식사는 이상호, 김완기 회원의 수고로 기름이 잘잘 흐르는 쌀밥과 구수한 찌개를 요리해주었다. 필자와 김창수 회원은 세미나 계획을 점검하고 있었다.

 식탁을 옆 동에서 가다져다 넓게 사용하여 바닥에 앉아 식사를 할 수 있었다. 볼일이 따로 있어 서울에서 늦게 출발한 최문구 회원 내외가 승용차로 현지에 도착한 오후 7시에 맞추어 함께 즐길 수가 있어 의미를 더 해주었다. 음악을 들으며 고기를 구워먹는 흥을 돋우었고 준비한 세미나 프린트 물을 꺼내 수필쓰기에 관한 예문과 수필론을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일행은 다시 가평군청 근처 궁전노래방으로 향하였고 최문구 회원은 다른 행사 일정으로 아쉬움을 남기고 먼저 이곳을 떠나야했다. 건물 동까지 한 동을 더 빌렸는데 어쩔 수 없이 참석회원들이 두 군데로 나누어 쓰기로 했다.

 오래 전부터 이상호 회원이 자랑하던 노래방의 따뜻한 분위기를 만들어주신 사장님 덕분에 회원들은 흡족했고 평소의 노래 실력을 유감 없이 발휘하고 있었다. 다시 한 번 더 오고 싶은 추억을 만드는데 성공하고 있었다.

 

 

 

 

 

 

 

 아침 식사를 하고 북한강 자라섬 가장자리를 돌며 시진을 찍고 인근 이화원(二和園_을 들렀다. 인간이 추구하는 최고의 가치관을 화를 화두로 하는 새로운 형태의 테마공원이다. 화합(和合), 화목(和睦), 평화(平和), 조화(調和) 등 여러 의미가 담겨있다.

 정원에는 브라질의 커피나무, 이스라엘의 감람나무, 하동의 녹차나무, 고흥의 유자나무, 가평의 잣나무 등으로 동양과 서양, 우리민족과 세계가 함께 갈 화(和)의 상징적 의미의 동산(東山)이 있다. 뿐만 아니라 사람과 사람이 소통할 수 있는 대화를 목적으로 조성되었다. 비닐하우스 안에 봄은 이미 온지 오래, 복사꽃 담장, 과수원 옆 실개천길, 죽림다원, 열대숲길, 감람나무 등 매화, 동백꽃을 비롯한 모두가 일행을 맞아주었다.

 일행은 이화원 관람을 맞추고 다시 원위치로 돌아 가야했다. 복잡한 도심에서의 공해와 다난한 일상에서 벗어나 에너지를 충전하고 현장에 매진할 수 있는 휴식공간을 찾아 나설 수 있음을 감사하고 참여하지 못한 회원들 몫까지 같이 챙기는 마음으로 소개의 글을 담아본다. 사정이 있어 참석을 못하셨겠지만 다음에는 빠지지 마시고 함께 하시길 기대하며 필을 맺는다.

 

 

 

2012년 2월 23일 점심에

윤제철

 

 

자라섬

 

육지와 거리가 얼마 안 되어

눈앞에 짧은 다리 하나 건너면 섬,

비가 오면 물에 잠겼다가 돌아온다는

북한강에 떠있는 자라 모양.

아침 일찍 일어나 사방을 보면

눈이 하얀 산으로 둘러싸인 분지가 되어

일상에서 하지 못하다가

편하게 내뱉을 수 있는 말을 찾아

소통이 안 되어 막힌 찌꺼기를 파낸

부드러운 진흙바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