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창작시

정신분열(精神分裂)

윤제철 2009. 11. 19. 08:59

정신분열(精神分裂) 

 

윤제철


벽시계 분침을 보고

다시 그 자리로 올 때까지 1분 동안

둥근 통에 우유 넣고

아침 선식 가루를 흔들어 녹이는 동안

내 마음은 한 곳에 못 있고

흩날리는 파편조각 마냥

오늘 할일이나 어제 한일

아니면 대중없이 떠오르는 생각에 스며들어

분침이 도달해야할 위치를 잊어버린다.

한 가지 일에만 몰두하여 끝날 때까지

다른 잡념에 끌리지 않기를

간절하게 바래보지만

번번이 나뒹굴어지는 바람에

시각이 다른 사건들이 한자리에서

키 재기 한다. 몸싸움 한다.

못 말리는 나는 어디론가 숨어버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