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창작시
짝퉁시장
윤제철
2009. 7. 31. 08:57
짝퉁시장
가지지 못한 자들의 대리만족을 위해
겉으로 보아선 어느 곳 하나
진품과 달라 보이는 곳 없게 만들었지만
생김새나 쓰임새가 모자람이 없는지
요리보고 조리보고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가격을 제각각 흥정을 한다
짝퉁을 사려고 와서 짝퉁이란 걸 잊어버리고
진품가격 보다 싸게 사면 고만이라 한다
이 곳 가진 사람들은 진품만 사오지만
구경만하고 맘에 드는 걸 찍어두었다가
이곳에 와서 골라 사가는 한국 사람들은
먼저 가져본 사람들이다
차라리 진품 속에 숨어서 들통 날 때 나더라도
그렇게 사는 것이 낫지 않을까,
아예 까놓고 짝퉁이라 선언을 하고
떳떳이 나와 있으니 당당한 걸까,
애초부터 그렇게 살아야할 운명이었는지
진품 보다 나은 인기를 누리고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