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창작시

아버지

윤제철 2008. 9. 3. 08:59

아버지 



마음 편하면 아무 생각도 없다가

내가 감당 못할 어려운 일이 생기면 떠오르는

기댈 수 있는 언덕이 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한결같은 모습으로

가슴 속에서 떠나지 않으시고

잘못된 길로 들어설까봐 마음 졸이신 아버지.

예나 지금이나 어린 아이처럼

멀리 떨어져 자식 낳고 살아도 늘 걱정을 놓지 않으셨다.

언제나 크고 강하셨기에 올려만 보았던 그 자리가

어머니 세상 뜨시고 혼자 집에서

마음 둘 곳을 잃으셨는지 지탱하지 못하신 삶의 무게,

절에서 49제를 지내고 집으로 돌아와

모든 자식이 다모여 가득 차 있다가 하나 둘 돌아가고

맨 나중에 남아계셔야 하는

너무 작고 어설퍼 보이시는 아버지.

이제는 마음 놓이지 않아 자주 들여다보며

어려운 일이 생기면 돌봐드려야 할 시간

기대실 수 있는 언덕이 되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