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창작시

열쇠

윤제철 2008. 6. 19. 14:46
 

열쇠


윤제철


나에게 필요한 물건들 중에

내 것으로 인정된 것들을

오래도록 보관하고 사용하기위한 노력이

너무 야박스러울 때가 있다.

그냥 놔두면 누가 가져갈까봐 늘 걱정이 되어

열쇠를 채워야 편해지는 마음이 생긴다.  

대단하게 여겨지지 않는 것까지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이

나로 인하여 갇혀 지내는 줄 모른다.

잘 간수한다는 것이 중요한 일이나

내 마음마저 지키려고 잠근 자물쇠를

열고 싶을 때 감춘 열쇠를 찾지 못하여

나 자신마저 잃어버리는 것은 아닌지?

열어젖히려 몸부림치며 갑갑해야할

고통을 그려보면서도

열쇠는 나도 몰래 채워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