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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창작시

보이지 않는 적 보이지 않는 적 윤 제 철 흉측한 너의 몰골에 분수에 맞지 않는 코로나라 이름 붙여주었더니 정신 못 차리고 기고만장하구나 사람 많은 곳에 가서 비겁하게 보이지 않는 몸을 살그머니 달라붙여 2주나 되어야 열나고 잔기침 나 폐렴으로 침투하는 너 포위망을 좁히고 침묵의 마스크를 쓴 .. 더보기
마스크야 마스크야 마스크야 마스크야 윤 제 철 마스크를 착용하라는데 어디 가서도 구할 수가 없다 서울은 우체국에서도 구경 못하고 농협이나 약국에서 판다는데 제각각 따로 인데다가 가뭄에 콩 나듯이 판다해도 슬픈 이슬 한 방울 만큼도 안 되는 걸 문전에 뿌리면 기다랗게 줄서있던 마스크에 배고픈 .. 더보기
코로나 19 코로나 19 구석기 시대 동굴 속에 살 때 맹수에게 쫓겨 어디서 나타날지 몰라 밤낮으로 벌벌 떨던 공포 보다 사람들이 많은데서 진을 치고 기침을 하거나 외쳐대면 튀어나와 보이지 않는 몸뚱어리로 우리에게 공격하는 무서운 괴물이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틈을 노려 코와 입으로 침투하여 폐 속에 깊은 곳까지 파고들어 목을 조르고 협박하는 녀석은 접촉을 피하여 막아야하지마는 외출 시엔 마스크로 진입로를 차단하고 집에 돌아와 손을 깨끗이 닦아 허술한 방어벽을 탄탄하게 쌓아야한다 *코로나 19 : SARS-CoV-2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하는 동물 기원의 바이러스성 호흡기 질환이다 더보기
갈증(渴症) 갈증(渴症) 윤 제 철 미술관 전시대에 걸려서 이중섭과 박수근이 들려주는 결핍을 이기려던 몸부림을 듣고 사정없이 불어대는 바람한테 허리가 휘도록 굽히는 얼어붙은 연못가 갈대를 보고 꼿꼿이 다시 일어나 살만한 세상 찾았다고 만세를 부르는 우리를 만나 코로나 19로 닫은 강의실 .. 더보기
커피 한 잔 커피 한 잔 윤제철 검은약 믹스를 뜯어 담고 뜨거운 물에 타서 마시면 이곳저곳 노닐던 내 마음이 돌아오고 망가져가는 몸 구석마다 널브러진 혈기들이 일어나 심신에 시동이 새로 걸린다 뻣뻣한 허리가 부드러워지고 더디던 발걸음이 빠릿빠릿해지는 생활의 묘약 한 잔 수도 없이 마셔..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