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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창작시

어느 해운대 버스킹(busking) 어느 해운대 버스킹(busking) 멀리 떠나 돌아올 수 없었던 추억을 노래로 듣는다 떼어내고 싶어도 끈끈하고 애절하게 달라붙어 끌어당기다가 주저앉아버릴 뿐 누구의 도움으로 우려낸 리듬이기에 가슴에 파고 들어와 이다지도 슬프게 하나 갈곳을 잃게 하는 아픔으로 공꽁 묶어 멀리 버리.. 더보기
불통 불통 주위에 사람이 여럿 있는데도 내가 한 말에 아무 댓구가 없다 보이지 않는 사람으로 여기는 순간 아찔한 낭떠러지로 떨어진다 제자리로 돌아오려 허우적거려 봐도 나마저 내 눈에 보이지 않는다 단순한 무시일까 아니면 왕따일까 한참 잘나가던 시절에는 내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더보기
마무리 마무리 가족과 직장을 위해 일한 것으로 내 한 평생 다한 것 마냥 나를 위해 할 일을 썩히기엔 시간이 너무나 길다 내가 관심에서 멀어져 지난날 존재감이 없어졌다고 살아야할 가치를 놓아버려 삶의 길을 잃고 주저 않지 말자 반갑게 마주한 친구 얼굴에서 싱그럽던 지난 시절을 보고 변.. 더보기
나의 길 나의 길 윤제철 모르는 길을 찾아가는 길은 눈을 감고 가는 길 물어서 갈 수는 있어도 어설프기만 한 길이다 알려주는 대로 가지만 잘못 알아듣거나 잘못 찾는 건 당연하다 자꾸 물어나 본다지만 제대로 가는 건지 알 수는 없어도 가야한다 내가 가는 이 길이 가고 싶은 곳까지 가는 것일.. 더보기
리어카 노점상 리어카 노점상 윤제철 가을이 다 지나는 11월 하순 모자가 걸린 노점상 리어카에는 가방하고 상의가 아침과 함께 겹치고 또 겹쳐 걸려 있었다 남루하지는 않지만 화려하지도 않은 그저 그런 옷차림을 한 사람들이 들여다보고 만져보고 입어보고 간혹 사기도 하지만 그냥들 간다. 모자를 .. 더보기
나의 꽃 나의 꽃 윤제철 12월은 한 해의 꽃이 지는 달이다 꽃이 크거나 적거나 모두 진다 새해가 오면 다시 꽃을 피워야 한다 나만의 꽃을 피우려고 몸부림쳐야 한다 무조건 크게만 피우려고 했던 욕심을 버리고 싶다 비록 꽃은 작게 피더라도 멀리까지 향기를 내 품는 그런 나의 꽃을 피우고 싶다 .. 더보기
그림자 그림자 윤제철 잠시라도 남에게 지면 죽는 줄 아는 세상에 자진하여 몸을 낮춰 언제나 주인을 따르며 충성을 다하는 너를 미워하랴 상대를 돋보이게 하였지만 한 번도 그 공을 알아주지 않아도 제 역할에 만족해야하는 어리석은 짓을 하랴 빛이 없을 때나 흔적을 감추고 쉴 뿐 주인이 없.. 더보기
하얀목련 하얀 목련 긴 시간을 휴가 내어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고 연습을 한참하고 모든 것을 받혀 봄을 노래하려한다 그만한 청아함을, 부드러움을 어디에서 구경한 적 없는 봄을 노래하려한다 옹아리나 몸 뒤 짚음도 없이 열정으로 올라앉은 하얀 목소리 가난한 사람들에게 배불리 먹이려는 듯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