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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창작시

책 윤제철 그녀와 눈이 맞으면 관심을 갖고 읽었다 내 방에 들여놓고 자리를 정해주면 다시 찾지 않지만 다른 대상이 손에 들려 들어와도 역할이 끝나면 마찬가지였다 수도 없이 그러다가 자리가 모자라면 맨바닥부터 쌓아놓기도 하고 꼭대기에도 올려놓았다. 오직 나만 바라보고 다시 .. 더보기
꿈 올린 바위 꿈 올린 바위 윤제철 파천에 들어서는 입구에 외로이 선 바위 이곳에 온 사람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작은 돌 하나 올려놓고 빌었네 제각기 다른 걸 이루려고 소중하게 말없이 올려놓은 게 가득히 쌓여 세찬 바람에도 움직이지 않고 꿈이 펼쳐지는 날까지 붙어 있을 듯 있는 힘을 다하여 버.. 더보기
유리의 성 유리의 성 석굴암에 모신 부처의 미소나 불국사 다보탑이 돌로 만들어진 걸 극찬하고 놀라워했던 기억을 지운 체 유리의 성 안에 여러 제품들로 꿈을 담고 위로 나르는 동심 가득한 풍선과 정원에 이슬 머금고 활짝 핀 튜립, 밭에 열린 호박이 올망졸망 뒹구는데 시루에서 자란 싱싱한 콩.. 더보기
콘서트 콘서트 심포니오케스트라의 연주는 시의 연과 연처럼 이야기를 악장과 악장에서 관객들에게 쏟아내고 있다. 한 소절씩 떼놓으면 맛이 없지만 여럿을 놓고 합쳐보면 이미지가 살아난다 속속들이 파헤치고 들어가 퍼내는 삽질을 반복하면서 박차를 가한다 자신이 연주하는 악기에서 사람.. 더보기
추모시 안명호 선생님 추모시 안명호 선생님 윤제철 잠을 자던 꿈을 깨워 언제나 일으켜 세우고 어린 나이일지라도 이 세상은 관심을 갖고 사람 됨됨이를 달아보는 저울이 있다고 나를 추슬러주시던 음성으로 다가오시는 선생님 같은 길을 걷는 동지가 제자 중에 있다는 기쁨을 감추지 않고 말없이 행동으로 .. 더보기
리멤버 리멤버 어디선가 시원한 바람 흘러나와 무심코 발길따라 찾아간 카페 착하고 사랑스런 이야기가 피아노 건반 위에서 뛰어다니고 열정의 노래가 춤을 추는 곳 커피 한 잔의 향기와 팥빙수의 달콤한 맛은 가까이 맴돌던 행복을 만나네 리멤버는 날 홀가분하게 하고 일상에 쌓인 찌꺼기를 .. 더보기
하귀리에서 하귀리에서 윤제철 허름한 겉모습과는 달리 철썩이는 파도소리 나직한 음성 비릿한 체취로 눈높이를 맞춰가며 정감어린 모습으로 사흘을 돌봐준 고향집 그대로 창문 가린 발 사이로 들어와 덥지 않게 보살피는 바람 지금은 모두 떠난 돌담마저 이곳에선 포근함 나눠주고 태풍이 지나간 .. 더보기
갈매기 횟집 갈매기 횟집 윤제철 손님을 맞으려는 묵호항 회 명소 거리 바다가 보이는 창 너머 하늘과 맞닿은 바다 끝 말을 거는 파도를 만나다가 방안에 켜진 불빛은 바깥의 풍경을 삼켜버리고 가로등과 함께 서있는 나를 유리창에 비춰놓으니 바다가 앉았던 그 자리에서 도회지를 떠나온 우리들에.. 더보기